증권 국내증시

맥 못추는 코스닥...반등 모멘텀도 안보인다

하락 주범은 증시 큰손 연기금

최근 두달 동안 2,319억 매도

사드 후폭풍에 中 수출주 타격

145개 상장사 3분기 영업이익

3개월전보다 전망치 9% 하락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코스닥시장이 8월 이후 맥을 못 추며 하락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충격 이후 잠시 700선을 넘어섰던 코스닥지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충격에 힘을 잃으며 주저앉았다. 문제는 충격을 받은 시장이 회복할 수 있는 기반이 없는 것이다. 시장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기관투자가들은 연기금을 중심으로 보유 종목을 정리하며 시장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그나마 시장 반등의 재료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개별기업의 실적도 실망스럽다.

8일 코스닥시장은 전일보다 0.76% 내린 667.40에 장을 마감했다. 기관은 이날도 코스닥시장에서 866억원을 팔아치우는 등 4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715억원, 18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기관의 물량을 받아내는 데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시장 하락의 주범으로 전문가들은 연기금을 꼽고 있다. 6월 브렉시트 이후 외국인과 기관의 자금은 지속적으로 대형주에 몰렸다. 기관은 지난 7월8일부터 두 달간 코스닥에서 1조6,307억원을 순매도했고 이 중 연기금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는 3,600억원을 매수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2,319억원을 매도했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국내 증시의 큰손인 연기금이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주로 사들이며 코스닥시장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연기금이 각 운용사에 매매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벤치마크지수 복제율(포트폴리오 동일화)이 대형주의 비중을 높여 보유한 코스닥 종목은 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중국 수출 기대감에 코스닥시장에서 상승세를 타던 엔터테인먼트·화장품 주 등이 사드 후폭풍에 시달리는 것도 코스닥시장을 하락세로 몰고 있다. 지난 7월 초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후 코스닥에서 중국 수출이 중요한 종목의 주가는 대거 폭락했다. CJ E&M(130960), 뉴(NEW) 등 콘텐츠 수출을 앞두고 있는 종목이 중국의 규제 덫에 하반기 주가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며 최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중 양국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며 에스엠(041510)(SM)·와이지(YG)엔터테인먼트 등 대표 엔터주가 지난달 30일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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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걸었던 3·4분기 실적도 실망스럽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가 전망한 코스닥 주요 145개 상장사의 3·4분기 영업이익은 1조5,858억원으로 3개월 전 1조7,430억원에 비해 9%나 하향 조정됐다. 고승희 미래에셋 연구원은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어서 (코스닥 실적이 부진할 경우) 실적 전망이 상향 조정되는 코스피로 자금 이동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코스닥의 획기적인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권하고 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코스닥시장에 들어온 기관 매물이 올해는 대거 차익실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말까지는 박스권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시장은 떠나는 기관투자가를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7일 한국거래소는 연기금·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를 초청해 코스닥 시황 간담회를 열기도 했다.

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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