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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옥션의 '원작 없는 경매'…이중섭 '호박꽃' 시초가 14억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전시중인 작품

서울옥션 141회경매 총 181점 100억원어치

김환기,박수근 등 근현대작가와 고미술 등

시작가 14억원에 경매에 오르는 이중섭의 ‘호박꽃’ /사진제공=서울옥션시작가 14억원에 경매에 오르는 이중섭의 ‘호박꽃’ /사진제공=서울옥션


‘작품 없는 경매’가 열린다.

서울옥션은 오는 27일 종로구 서울옥션 본사에서 진행하는 ‘141회 미술품 경매’에 이중섭의 ‘호박꽃’을 시작가 14억원에 출품한다. 그러나 경매 현장에 원작은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이유는 이 작품이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이중섭 탄생 100주년 특별전으로 마련해 10월 3일까지 계속되는 ‘이중섭, 백 년의 신화’에 전시 중이기 때문이다. 이 전시는 국내외 50여 소장들로부터 모은 이중섭의 주요 작품 200여점을 선보인 역대 최대규모의 이중섭 유작전이다.


‘호박꽃’은 이중섭 작품으로는 보기 드문 폭 98㎝, 길이 62㎝의 대작이다. 노란 호박과 호박 덩굴 사이로 이중섭 특유의 힘찬 선(線)이 얼키설키 엉기어 대담한 화면을 이룬다. 서울옥션 측 관계자는 “(전시 진행 중임에도) 소장자가 출품을 결정한 것이라 프리뷰와 경매는 작품이 없는 상태에서 복사본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미 전시를 통해 공인된 작품인 만큼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점화와 색채실험이 어우러진 김환기의 1970년작 ‘15-Ⅶ-70 #181’ /사진제공=서울옥션점화와 색채실험이 어우러진 김환기의 1970년작 ‘15-Ⅶ-70 #181’ /사진제공=서울옥션


서울옥션은 이번 경매에 총 181점, 약 100억원어치 이상의 작품을 내놓았다.


‘국내 경매 최고가’ 기록을 보유한 김환기의 작품은 모두 5점이 출품된다. 수백 개의 점을 찍고 그 주변을 테두리로 감싼 김환기의 대표작 ‘점화’이면서 색면에 대한 실험이 엿보이는 1970년작 ‘15-Ⅶ-70 #181’이 추정가 6억~9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열 십자로 화면을 분할해 선의 번짐과 간결한 색만으로 화폭을 꽉 채운 ‘15-Ⅶ-69 #88’은 추정가 2억 5,000만~3억 5,000만원에 출품됐다. 김환기가 아내 김향안 여사를 위해 새해 인사를 담아 과슈로 그린 ‘신희’는 700만~1,500만원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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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의 1969년작 ‘15-Ⅶ-69 #88’ /사진제공=서울옥션김환기의 1969년작 ‘15-Ⅶ-69 #88’ /사진제공=서울옥션


1965년 10월 중앙공보관화랑에서 열린 박수근 유작전에 전시됐던 ‘귀로’(이하 추정가 3억5,000만~5억원), 서정적 추상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굳혀가던 유영국의 1960년대 작품 ‘Work’(3억2,000만~6억원), 정물로 유명한 도상봉의 대표작 ‘라일락’(2억8,000만~4억원), 장욱진의 대표적 소재인 까치·해·달·강아지와 행복한 가족이 모두 등장하는 ‘집’(1억4,000만~1억8,000만원) 등 근현대 작품이 눈길을 끈다.

원로화가 박서보의 폭 227.5㎝ 대작 ‘묘법 No 1-81’(10억~15억원)을 비롯해 정상화·김기린 등의 단색화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국 현대조각의 1세대 작가 최만린의 청동 추상조각 ‘O 92-3-2’이 300만~800만원의 비교적 낮은 가격에 나왔다.

고미술도 주목할 만하다. 일제 강점기에 열린 ‘경성구락부 미술경매-부내 박창훈 박사 소장품 매립전’에 출품된 이력이 확인된 단원 김홍도의 ‘서호방학도’가 1억5,000만~3억원에 출품된다. 당시 일본인에게 팔렸던 것이 국내 소장가가 다시 구입해 국내로 ‘환수’한 작품이다. 또한 겸재 정선의 작품으로는 보기 드문 채색화 ‘고사인물도’는 8,000만~2억원에 선보였다. 유명 근대 서화가 소전 손재형, 송은 이병직이 소장했던 이력이 분명한 작품이다. 작자미상이지만 15~16세기 조선 초기 회화로 추정되는 ‘조어도’는 4.000만~1억원에 나왔다.

서울옥션은 경매에 앞서 작품을 선보이는 프리뷰를 11일까지 부산, 추석 연휴에는 강남, 22~26일 평창동 서울옥션 사옥에서 진행한다. (02)395-0330

단원 김홍도 ‘서호방학도(西湖放鶴圖)’ /사진제공=서울옥션단원 김홍도 ‘서호방학도(西湖放鶴圖)’ /사진제공=서울옥션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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