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시장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지난 해보다 분양권 거래량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신고된 분양권 거래 건수는 총 9만 2,732건으로 조사됐다. 지난 해 같은 기간의 분양권 거래 건수(10만 335건)보다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거래된 분양권의 실거래가 총액은 오히려 늘었다.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전국의 분양권 실거래가 총액은 30조 4,250억 2,089만원으로 지난해(28조 9,017억 906만원)보다 많았다. 거래된 분양권에 붙은 웃돈(프리미엄) 역시 크게 상승했다. 올해 거래된 분양권은 분양가보다 평균 1,554만원 비싼 가격에 매매가 이뤄져 지난해 같은 기간의 분양권 평균 웃돈(1,197만원)보다 357만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인천 모두 동반 상승 = 지난 1~8월 전국의 분양권 거래 현황을 살펴보면 서울 분양권에 형성된 프리미엄이 가장 높았다. 총 4,868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서울의 실거래가 총액은 3조2,594억9,446만원으로 평균 2,794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해와 비교해도 서울의 분양권 시장은 열기를 더해가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1~8월 서울에서 거래된 분양권(2,851건)의 총 실거래액은 1조8,029억9,935만원으로 분양가보다 평균 1,611만원 높게 매매가 이뤄졌다.
경기와 인천 역시 분양권 시장의 분위기가 좋았다.
경기는 2만1,266건의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며 지난해 같은 기간(1만1,251건)보다 거래량이 2배 가량 많아졌다. 실거래가 총액도 8조596억1,310만원으로 지난 해(4조792억365만원)보다 상승했다. 지난 해 3,340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인천(실거래가 총액 1조2,849억6,212만원)도 올해 분양권 거래량(4,270건, 실거래가 총액 1조5,696억4,018만원)으로 늘어났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신규 단지들은 입지적으로 뛰어난 곳이 많고, 단지 내 각종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서울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아 이미 검증된 입지라는 점에서 관심이 더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춤한 지방에서도 여전한 제주와 세종 =올해 지방의 분양권 시장은 수도권보다는 주춤한 모습이다.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지방에서 거래된 분양권은 총 6만2,328건(실거래 총액 17조5,362억7,315만원), 평균 프리미엄은 892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해 지방의 분양권 거래량(8만2,893건, 실거래 총액 21조7,345억4,394만원, 평균 프리미엄 932만원)보다 전체적으로 줄어든 수치다. 정부의 대출 규제 등으로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신규 분양시장의 열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제주와 세종의 분양권 시장은 뜨거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685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제주는 평균 2,727만원의 웃돈이 형성되며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프리미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 거래된 제주 분양권의 평균 웃돈(1,293만원)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세종의 분양권 시장도 제주 못지 않았다. 총 3,664건의 분양권이 거래된 세종은 평균 2,557만원의 웃돈을 나타냈다.
이들 지역의 인기가 유달리 높은 것은 산재한 개발 호재로 시장의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덕분이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 차장은 “지방의 경우 올해 들어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식으면서 분양권 거래량도 줄어들었다”며 “다만 세종과 제주, 일부 지방광역시는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고 대기 수요도 존재해 지난 해보다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