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가 한진해운 법정관리 개시에 따른 후폭풍으로 선박 운임상승을 겪고 있는 수출업체를 돕기 위해 물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11일 선박을 이용해 미주·유럽 노선으로 수출된 물량에 대해 기존 수출 물류비에 더해 컨테이너당 평균 450달러의 추가 물류비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도는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운용된다. 제도 시행 이전인 9월 1일부터 10일까지 물량은 소급 적용을 받게 된다.
수출물류비는 대표적인 수출 보조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나이로비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결과에 따라 오는 2023년 폐지될 여정이지만 수출 원가에서 물류비 비중이 높은 농식품 특성상 수출업체 체감도가 커 돌발악재 발생 시 유용한 정책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물류비 지원은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상승한 운임(미주 600달러, 유럽 300달러)을 충분히 보전하는 수준으로 농식품 업체들이 물류비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미주·유럽 노선은 수출 납품시기를 맞이하는 배·포도 등 과실류, 유통기한이 짧은 김치 등의 물동량이 많은 노선이다. 수혜대상 업체는 80여 개 업체이며, 8월까지 수출 추이를 바탕으로 추정한 총 지원 금액은 2억9,400만원이다.
지금까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파악된 농식품 피해사례는 배·버섯·김치 등을 수출하는 10개 업체다. 대부분 입항 거부로 해상에 발이 묶여 있거나 대체 선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물류비 지원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국·유럽 시장의 수출 위축 가능성을 조기에 차단했다는 데 의미를 뒀다. 지난해 말 기준 미주와 유럽은 농식품 수출국 가운데 비중이 각각 10.3%(7억3,800만달러), 5.5%(3억3,600만달러)를 차지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물류비 지원뿐 아니라 수출업체 피해동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수출업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계부처와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 물류비를 지원받고자 하는 업체는 aT의 ‘수출지원시스템’에 매월 10일 전까지 전월 말 수출실적을 입력한 후 관련 서류를 온라인·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