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철도 늘려야하는데...SOC 예산 '도로 편중'

<2016~2020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 용역 보고서>

고속철 등 철도 수요 증가 불구 6.8조 배정에 그쳐

도로엔 7.3조로 OECD 평균 웃돌아 "비효율" 지적



우리나라 사회간접자본(SOC)에서 도로보다는 철도 건설에 재원을 더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실제 예산은 도로 쪽에 편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철도 등 철도이용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웃도는 도로에만 투자를 집중해 한정된 재원을 비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1일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의뢰해 제출받은 ‘제4차 2016~2020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 용역보고서 따르면 도로와 철도 등 주요 교통수단 가운데 국내 투자비중은 주로 도로에 치중됐다.


교통연구원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교통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도로 위주의 공급정책으로 수송부담률이 도로에만 집중되는 비효율적인 교통체계”라며 “최근 철도 투자비율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수요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투자비율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중기교통시설투자계획이란 나라 사회간접자본(SOC)을 효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한 5년 단위의 국가종합교통계획이다. 국내외 변화된 여건을 고려해 한정된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한 SOC 종합설계도인 셈이다. 지금까지 1차(2001~2005년), 2차(2006~2010년), 3차(2011~2015년) 계획이 수립됐고 이번이 네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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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의 평균에 비해 국토면적당 연장(길이)의 경우 도로 연장은 높은 수준이지만 철도 연장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 도로 연장은 1만8,089㎞로 이미 OECD 평균 도로 연장(1만7,902㎞)을 웃도는 반면 철도 연장은 4,205㎞로 OECD 평균(5,988㎞)에 훨씬 못 미친다. 보고서의 내용대로라면 2015년 기준 전체 SOC 예산 대비 44.80%인 도로 예산은 오는 2020년까지 39.5%로 감소해야 하고 같은 기간 철도 예산비중은 36.50%에서 39.8%로 늘어야 한다.

하지만 연구 결과와 달리 내년 예산안은 도로와 철도 부문 모두 전년 대비 각각 8,949억원, 6,605억원 삭감됐다. 그나마도 도로에 총 7조3,854억원, 철도·도시철도에서 6조8,041억원이 배정돼 도로 편식 현상은 여전하다. 내년 예산으로 새롭게 시작되는 도로건설사업은 새만금~전주고속도로 건설(14억원)을 포함해 총 22개, 1,080억원에 달한다. 반면 철도는 도시철도를 포함해 6개, 269억원의 신규사업이 시작되는 데 그치고 있다. 내년 예산안을 통해 늘어나는 SOC 연장도 일반철도(121㎞)에 비해 고속도로(431㎞)가 3배 이상 길다.

이재훈 교통연구원 연구원은 “저출산·고령화가 심화하고 있어 SOC 투자 감축 기조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규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철도 등 현재 부족한 인프라 부문이나 노후화된 SOC 시설을 교체하는 데 예산투입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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