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류정필의 음악 이야기]관객과 더 가까이…야외 음악회

음악회는 실내에서 행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클래식 공연은 마이크가 아닌 자연 음향으로 감상하는 것이 오래된 관례이고 다른 음악에 비해 좀 더 진중하고 깊은 감동을 위해 클래식 전용 연주 홀에서 공연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클래식 연주를 야외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요즘처럼 날씨가 좋은 시기는 야외 음악회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에 가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야외 오페라 공연장이 있다. 이름 하여 ‘아레나 디 베로나’(Arena di Verona)다. 로마 시대 원형경기장인 이곳의 공연 역사만 벌써 100년이 넘는다. 1913년 베르디 탄생 100주년 기념 오페라 ‘아이다’를 시작으로 훌륭한 공연이 이어지며 아레나 디 베로나는 이제 클래식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세계 최대의 오페라 축제가 되었다.


공원에서 열리는 음악회도 많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에서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데 오래전 일이기는 하나 ‘사이먼과 가펑클’의 유명했던 야외공연이 기억나는 곳이기도 하다. 런던의 하이드 파크 또한 오케스트라 공연뿐만 아니라 가수나, 성악가의 콘서트가 자주 열리는 무대다. 2007년 타계한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1991년 하이드 파크 공연은 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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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클래식 공연을 야외에서 갖는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울림이 최적화된 전문 공연장에서 인위적인 음향 효과 없이 악기나 목소리의 자연스러운 공명 전달로 감상해야 하는 클래식 음악을 일반 야외 공연장에서는 음향장비와 기술로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클래식 연주자들은 야외 공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관객과의 만남을 더 확대하고 싶은 바람 때문일 것이다.

필자는 지난주에 춘천에 다녀왔다. 모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이며 춘천 시민을 위한 야외 공연에 참여했다. 공연은 무료였고 실내 공연장에서는 불가능한 많은 숫자의 청중들이 야외에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을 보며 한 사람의 음악인으로서 가슴 뿌듯했다. 무엇보다 이런 야외 공연을 통해 연주자들이 더 많은 청중을 만나고 가까워지는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테너 류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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