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상선-현대그룹 '어색한 동거' 마침표

현대품 떠난 상선, 상징적 조치

사장 집무실 동관 → 서관 이전

현대상선은 언제나 현대그룹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을 이끌고 서울시 종로구 연지동 사옥으로 옮겨왔던 2010년에도 현대상선과 그룹은 함께였다. 연지동 사옥 동관 12층엔 현 회장의 집무실이, 10층엔 현대상선 사장 집무실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올해 그룹을 떠나면서 6년여간의 동거도 끝이 났다.

12일 현대상선에 따르면 이 회사는 동관에 있던 자사 사무실을 재배치하면서 사장 집무실도 맞은 편 서관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상선은 현재 동관 3~6, 10층과 서관 2, 9, 10~14층 등 두 동에 걸쳐 총 12개층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업무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무실을 재배치하고 있다”며 “동관에 있던 모든 현대상선 사무실이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 사장 집무실이 동관을 떠나는 것은 회사 주인이 바뀌면서 어색해진 동거를 끝내기 위한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현대상선은 올 상반기 법정관리 위기까지 내몰렸다가 해운동맹 2M 가입에 성공하고 해외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까지 끝내면서 채권단으로부터 경영 정상화의 기회를 얻었다. 지난 7월 말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40년 만에 현대그룹 품을 떠나 산업은행 등의 품으로 넘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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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은 앞서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2014년 3월까지 현대상선 대표를 맡아봤던 유창근 전 사장을 새 대표에 선임했다. 유 신임 사장은 오는 9월20일 정식 취임 절차를 밟는다.

당초 연지동 사옥에 계열사들을 모아 현대그룹의 부흥을 꿈꿨던 현 회장으로서는 현대상선을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빠진 2001년 서울시 계동 사옥을 현대자동차그룹에 매각한 데 이어 종로구 적선동에 있던 옛 현대상선 사옥도 프랑스계 투자회사에 팔았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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