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우버·아우디 등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자율주행차 기술 상용화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안전성이 검증될 때를 기다려 상용화에 나섰다가는 시장을 선점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보인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이번주부터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거리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험주행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험주행은 펜실베이니아 주정부가 아직 자율주행 차량 운행을 위한 기초 법령을 통과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다.
우버와 피츠버그가 이번 실험을 강행하는 것은 운전자 없는 택시의 시장 가능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택시 서비스를 운영할 때 가장 큰 비용은 인건비인데 자율주행 택시가 등장할 경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 페두토 피츠버그시장도 도시를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자율주행차 허브로 다시 화려하게 부활시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트래비스 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율주행 택시 시험운영에 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관계 법령이 정비되지 않아 사고시 책임소재도 명확하지 않은데다 다른 미국 주요 도시들보다 다리가 많은 피츠버그의 환경적 특성도 시험운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전 국장이었던 조앤 클레이브룩 변호사는 “그들은 통근자들을 기본적으로 실험용 쥐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는 이날 부분자율주행 모드인 ‘오토파일럿’의 안전성을 높이는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오토파일럿에 운전을 맡긴 운전자가 최초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뒤 쏟아진 비판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 시스템에서 가장 달라진 것은 레이더 기능이다. 이전 버전에서 레이저는 카메라센서를 보완하는 수준이었다면 이제 레이더 이미지를 주로 사용해 장애물을 식별하게 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궁극적으로 (현 버전보다) 안전성이 3배로 향상될 것”이라면서 “나쁜 것에서 좋은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good) 것에서 굉장한(great) 것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크고 작은 사고를 일으켰던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5월 미 플로리다에서 처음 운전자 사망으로 이어지는 사고를 냈다. 당시 사고는 맑은 날 흰 트럭을 장애물이 아닌 햇빛으로 인식해 일어났다. 이후 테슬라는 사고 사실을 늑장 발표하고 중국에서는 홈페이지에 오토파일럿 소개를 ‘자동운전’에서 ‘자동운전보조’로 바꿔치기하는 등 석연치 않은 행보로 기술을 과대 포장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전통 자동차 업체인 독일 아우디도 자사의 중국법인을 통해 이날 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 등 중국의 3대 인터넷 기업과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커넥티드카는 통신으로 차량과 주변 환경을 연결하는 것으로 중국 시장을 겨냥해 자율주행 차량과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개발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보도했다.
한편 비밀리에 자율주행차 개발을 추진하던 애플은 최근 이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날 애플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른바 ‘타이탄 프로젝트’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했던 스티븐 자데스키는 올 초 개인적 이유로 회사를 떠났으며 관련 인력 수십명도 내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