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바이오 날개 단 LG화학…"10년내 글로벌 톱5 도약"

팜한농 이어 LG생명과학 합병

R&D비용 5,000억으로 3배↑

매년 10~20개 신약 동시 개발

"2025년 매출 50조 넘기겠다"





LG화학이 팜한농에 이어 LG생명과학 합병을 공식화하면서 농업·의료·제약을 망라하는 광범한 바이오 산업에 거점을 마련했다. 오는 2025년까지 다양한 신약·종자 개발을 통해 바이오 연매출만도 5조원, 전체 50조원에 이르는 세계 5대 화학·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LG화학은 LG생명과학 주주들에게 LG화학 신주를 발행해 나눠주는 소규모 합병 형태로 LG생명과학을 흡수한다고 12일 밝혔다. 합병비율은 LG화학 보통주 1주당 LG생명과학 0.2606772주, 우선주 1주당 0.2534945주다. 양사는 내년 1월1일까지 합병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LG화학은 “LG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원래 LG화학과 한 식구였다가 2001년 분할됐던 LG생명과학을 다시 합쳤다”며 “신속하고 원활한 진행을 위해 소규모 합병 방식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앞서 지난 4월 팜한농(옛 동부팜한농)을 인수하며 기초소재·배터리 같은 화학 위주의 사업구조를 농화학바이오 분야까지 확대한다고 선언했다. 이번 LG생명과학 합병은 LG화학의 바이오 사업을 다각화해 바이오 기업의 색깔을 더욱 짙게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기초소재, 전지·정보 소재와 바이오 간 균형 잡힌 성장으로 2025년 매출 50조원을 기록하는 세계 5대 화학회사로 발돋움하겠다”고 강조했다. 매출 50조원에서 10%(5조원)는 바이오 사업으로 채운다는 계산이다. 이미 팜한농(약 6,000억원), LG생명과학(약 5,300억원)의 올해 매출 전망치만 합쳐도 LG화학의 바이오 사업 매출은 1조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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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현재 연 1,300억원 수준인 LG생명과학의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을 3배 이상으로 늘려 3,000억~5,000억원을 매년 신약 개발에 투자할 방침이다. LG생명과학은 현재 R&D 규모의 한계로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신약 프로젝트가 3~4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매년 10~20개씩 동시에 신약 개발을 밀어붙여 세계적 바이오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R&D 비용을 확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바이오는 인류의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라며 “과감한 선제 투자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사업으로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G화학은 다국적 제약사와의 기술격차가 압도적인 현실을 감안해 LG생명과학의 강점으로 꼽히는 백신 개발에 우선 주력하기로 했다. 신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술 개발이 쉽고 수익성이 좋은 백신을 만들어 역량을 쌓는다는 목표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날 합병 발표 후 투자자 설명회에서 “신약 개발은 차차 진행하면서 전 세계 제약사들과 협력해 판매·마케팅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추가 인수합병(M&A)이나 이해관계가 맞는 업체들과의 연합체(얼라이언스) 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동시에 LG화학은 팜한농의 해외 시장 진출도 서두를 계획이다. 팜한농은 올해 말까지 재무상태 개선에 집중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농산물 바이오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LG화학은 팜한농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카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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