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통합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돼왔다. 증권선물위원회가 지난 7일 두 회사의 합병 인가 안을 통과시켜 남은 법적 절차는 오는 21일 금융위원회를 통과하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다.
문제는 연일 하락하는 미래에셋대우(006800)의 주가다. 여기에 대내외적으로 연일 악재가 터지며 주가반등의 모멘텀도 없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지난해 미래에셋증권(037620)이 인수하기로 결정한 전날인 12월23일 1만250원이었으나 줄곧 내림세를 보이며 12일 종가기준 92.2%가량 하락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5월13일 미래에셋증권과 합병계약을 맺으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을 7,999원으로 정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회사 측에 주식을 팔고 나갈 권리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다.
일종의 안전장치였던 8,000원이라는 마지노선은 지난달 31일 7,950원을 기록하며 1차적으로 붕괴됐다. 이후 잇따라 주가가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에 가까워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이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8,000원 미만으로 하락할 경우 미래에셋증권과의 합병 안건 표결에 기권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것을 시사하면서 미래에셋으로서는 부담이 더욱 커졌다. 국민연금 지분을 모두 매수하려면 1,548억원의 비용이 든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두 회사의 합병에 국민연금이 손해를 볼 이유는 없다”며 “미래에셋대우의 주가 수준을 고려할 때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결국 다음달 20일 합병 주주총회가 예정된 상황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일단 합병을 연기하고 주가반등을 기다리자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월20일 예정된 합병주주총회도 잠정적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려는 주주는 반대 의사 통지 기간에 ‘반대’ 또는 ‘기권’ 의사를 미리 서면으로 밝혀야 한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반등을 고려해 2개월가량 합병일을 늦춘 만큼 합병주주총회 역시 상당기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주가상승이 우호적이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합병 주총을 개최할 이유가 없다”며 “미래에셋대우의 주가 추이를 살피면서 주총일을 다시 잡고 합병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래에셋그룹이 예정보다 IT 통합 작업이 지체되는 등 물리적 제약도 합병기일을 늦춘 이유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11월1일을 합병 타킷데이(target day)로 정해두기는 했지만 유동적인 일정으로 연내 합병을 한다는 점에서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하락해 주식매수청구권이 이슈가 될 수 있겠지만 IT 전산 통합, 영업점 통합 등 물리적 합병을 위한 스케줄이 늦어져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심각한 ‘구조적’ 문제점은 없다”며 “휴일을 반납하면서까지 IT 통합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정된 합병기일에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