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권

대림산업이 '건설사 회사채 발행' 가늠자

해외 미청구금액 문제 등 발목

건설사 회사채 발행 쉽지 않아

신용 'A+' 대림산업 결과 따라

다른 건설사 계획도 확정될듯



다음달 예정된 대림산업의 회사채 발행 성공 여부가 회사채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는 건설회사의 자금조달 상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주요 우량 기업들은 미국 금리 인상 전 자금확보 차원에서 서둘러 회사채를 찍어내고 있지만 건설업체 회사채 발행은 여전히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대림산업의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이 관심을 끌고 있다. 신용등급 ‘A+’인 대림산업의 회사채 발행이 성공하느냐에 따라 여타 건설업체들의 회사채 발행 계획이 확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건설업체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해외 미청구 금액이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어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이 그렇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림산업이 건설업체 회사채 발행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측은 꾸준히 기업설명회(IR)를 실시하면서 시장 반응을 알아보는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서는 대림산업의 신용위험이 낮은 편이라 회사채 발행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찬용 NICE신용평가 기업평가5실장은 “해외 플랜트 부문의 손실에도 국내 주택 분양물량의 채산성이 우수하고 유화 부문의 실적이 개선돼 전체적으로 수익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타 건설업체들의 사정은 다르다. 발행한 회사채의 만기 도래에도 차환 발행을 못 하고 있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047040)은 13일 각각 2,900억원, 2,0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차환 발행하지 않고 보유현금으로 상환하기로 했다. SK건설도 오는 30일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두고 있으나 아직 공식적인 발행 계획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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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대부분은 신용도 A급 업체로 등급 수준 자체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지만 회사채 시장의 양극화 속에 투자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회사채를 성공적으로 찍은 건설사는 AA급 신용도의 현대건설(000720)과 삼성물산(000830)뿐이다. 신용등급 ‘BBB+’인 한양(A008690)이 12일 3년물 200억원 규모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했지만 전액 미매각됐을 정도다.

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것은 주택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다시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선영귀 한국기업평가 평가전문위원은 “주요 건설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9.8%로 지난 2006년 이후 최고지만 대내외 환경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하면 주택경기 호조의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해외 미청구공사 문제가 현재진행형임이 지적된다.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으로 공사는 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자금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자산분석실장은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쿠웨이트 등 중동 3국을 비롯해 향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높은 해외 부실 프로젝트의 미청구공사는 올 2·4분기 기준으로 전 분기 대비 298억원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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