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트리플 악재에...원·달러 환율 15원 급등 1,113원

美 금리인상설에 북핵 리스크·삼성전자 매도행렬까지 겹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 인상설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파동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팔자’ 행렬에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등 ‘트리플 악재’가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5원10전 오른 1,113원50전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9월 기준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발언한 뒤 원·달러 환율 급등했던 지난달 17일(16원10전)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큰 오름폭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7원60전 오른 1,106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개장과 함께 치솟기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1,112원80전까지 올랐다. 이후 1,108원30전으로 떨어지면서 오름폭이 줄었지만 오후 들어 다시 1,110원선으로 올라섰고 장 후반 들어 다시 오름폭을 키우면서 1,113원대에서 장을 끝마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준 회의를 앞두고 마지막 발언할 수 있는 날 연준 주요 인사가 매파적인 발언까지 내놓으면서 시장에서 9월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던 게 원·달러 급등의 주요 원인”이라며 “추석 전 수출업체의 달러화 매도 물량이 쏟아졌던 게 그나마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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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발표된 경제지표를 기반으로 볼 때 통화정책의 점진적인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금리 인상을 너무 늦추는 것은 자산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은 총재도 최근 몇 달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근거가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파동이 커진 것도 원·달러 환율의 오름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175억원을 순매도했다. 또 북한 핵실험 이후 미국이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출격하기로 예고하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고조된 영향도 받았다.

외환시장에서는 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더라도 이후 금리 인상 속도에 따라서 원·달러 환율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준 국제금융센터 외환팀장은 “내일부터 위원들이 공개발언을 하지 않는 ‘블랙아웃(blackout)’ 기간인 만큼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숨죽이는 장세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12월에 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면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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