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진해운 우울한 추석] 93척 전세계 항만에 정박 못해…선원들 망망대해서 눈물의 한가위

뭍에 있는 국내외 임직원들은

연휴 반납하며 물류난 수습하는데

한진·정부는 책임전가 '핑퐁게임'만





한진해운 소속 한국인 선원 700여명은 이번 추석 망망대해 위에서 보름달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하역비 등을 대지 못한 선박 93척이 전 세계 주요 항만에 배를 대지 못하는 등 비정상 운항하면서 하염없이 수습 방안이 마련되기만을 기다리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가혹한 환경을 견디는 이유는 오직 하나, 배와 화물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이다. 한진그룹과 정부가 서로 책임을 회피하며 ‘핑퐁 게임’을 벌이는 와중에도 선원들은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뭍에 있는 한진해운 국내외 임직원 역시 물류 대란 조기 수습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석태수 사장을 비롯해 팀장 이상급 임직원은 사실상 연휴를 포기하고 비정상 운항 선박 및 화물 운송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체크하며 최적의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한진해운에 짐을 맡긴 화주들의 문의가 전 세계에서 빗발쳐 연휴에도 쉴 상황이 아니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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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본사와 지역본부에 비상경영위원회가 구성됐으며 해양수산부 등 관계 부처와 공조 및 신속 대응체제를 확립했다.

비정상 운항이 길어지면서 선박 위에 대기 중인 선원들에 대한 지원 방안도 하나둘 내놓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항 인근에 떠 있는 ‘한진유럽호’와 싱가포르에 있는 ‘한진뉴욕호’ 등에 대한 생필품 보급 조치가 최근 완료됐다.

현재 한진해운 소유 컨테이너선(사선) 37척에 우리나라 선원 760여명이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공해상에 대기 중인 선원들을 위해 필수용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해외 주재원의 경우 신변 보호를 위해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희망 주재원에 대해서는 근무지를 변경하거나 조기에 국내로 복귀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이 미납한 각종 체불 비용이 커지면서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주재원은 물론 그 가족까지도 신변의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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