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진해운 우울한 추석] 벌크선 2척 그리스계 선주사에 매각…쪼그라드는 한진해운 소속 선대

한진해운 매물 쏟아지면

선박 발주 악영향 이어져

조선업까지 위축 될수도

미국 롱비치항구 한진전용터미널에 접안한 한진 그리스호 옆에 한진해운 마크가 선명한 빈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롱비치=연합뉴스미국 롱비치항구 한진전용터미널에 접안한 한진 그리스호 옆에 한진해운 마크가 선명한 빈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롱비치=연합뉴스




외국계 선주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한진해운 소속 선박들을 속속 사들이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와 MSC 등이 부산항 경유 노선을 신설한 가운데 선박들마저 팔려 나가면서 한진해운의 영업망이 일거에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선대(船隊)에 소속돼 있던 용선 벌크선인 ‘한진 리버풀’과 ‘한진 이사벨’이 그리스계 선주사에 각각 800만달러, 830만달러의 가격에 최근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일종의 선박금융펀드를 통해 이들 선박에 대한 용선 계약을 맺은 뒤 운영해왔으며 법정관리에 따라 계약 갱신이 어려워지자 청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벌크선은 모두 3만6,000DWT(재화중량톤수)급 소형 선박이며 지난 2012년 건조돼 이후 한진해운 노선을 운항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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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벌크선은 단일 화주(貨主)와 운송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컨테이너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털어내기가 쉬운 구조”라며 “우선 벌크선을 중심으로 한진해운 선박이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한진해운은 총 22척의 벌크선을 빌려 쓰고 있다.

선박을 비롯한 한진해운 소속 자산이 일시에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경우 ‘제값’을 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용선주들 입장에서는 한진해운 소속 선박을 다른 해운사에 빌려줘야 계속 영업을 이어갈 수 있지만 세계적으로 짐을 싣지 못해 화주를 찾고 있는 컨테이너 선박이 약 70여척에 달해 새로운 계약을 맺기 어려운 구조라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진해운 채권자들도 한진해운이 자체 보유한 선박을 헐값에라도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 나설 수 있다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 관련 선박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 결과적으로 선박 발주에도 영향을 미쳐 조선업이 위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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