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중국 술'을 알아야 중국역사와 중국인을 제대로 알지

중국경제 전문가 고광석이 쓴 '술상 위의 중국'





■술상 위의 중국(고광석 지음, 섬앤섬 펴냄)


중국은 5,000년의 장구한 역사를 지닌 만큼 술의 역사 또한 깊다.

고대 중국 하나라의 폭군 걸왕은 큰 연못을 파 술을 가득 채우고 못 둘레엔 말린 고기를 걸친 숲을 만들어 놓고 말희라는 미녀에 빠져 지내다 나라를 망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여기서 유래한 사자성어가 ‘주지육림(酒池肉林)’이다. 공자가 노자를 만나러 갔을 때 부근엔 술향기에 가득했다는 기록도 존재한다.


당나라 때 시인 이백과 두보는 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흥미로운 점은 문학에서 시성(詩聖)으로 존경받은 두보는 ‘주호(酒豪)’라는 별칭을 얻은 반면 시선(詩仙) 이백은 술에서 만큼은 주성(酒聖)으로 떠받들어졌다는 것이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는 주현(酒賢)이라 불렸다. 그는 술을 직접 빚어 먹을 정도로 애주가였다는데 그의 술 제조법은 ‘주경(酒經)’이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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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역협회 출신으로 홍콩·베이징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중국을 경험한 고광석 한중음식문화원 원장이 쓴 ‘술상 위의 중국’은 오랜 세월이 빚어낸 중국의 술과 술로 엮어진 중국의 5,000년 역사에 대한 책이다. 1부 ‘중국의 술’에서는 소흥주, 두강주, 수정방, 오량액, 마오타이주, 태백주 등 국가 공인 명주와 전통 술들의 유래와 특징 등이 자세히 소개돼 있다.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자리를 갖느냐에 따라 어떤 술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지 궁금하다면 참고가 될 만하다.

2부 ‘술이 빚어낸 역사’에서는 5,000년 중국 역사 속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사건과 인물들에 얽힌 술 이야기를 들려준다. 술자리에서 써먹기 좋은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다. 예컨대 술을 활용한 정치와 군사전략으로 망한 나라를 되살렸던 월나라 구천의 이야기와 황제가 승전을 축하하며 내린 술 열 항아리를 홀로 취하지 않고 20만 병사와 함께 나눠 마신 한나라의 영웅 곽거병의 이야기는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3부 ‘안주와 주법’ 또한 유익한 부분이 있다. 중국을 방문하거나 현지인들과 사업상 술자리를 가질 때 어떤 술과 안주가 적합한지, 술 마시는 중국식 예법은 어떠한지 보면 볼수록 흥미롭다. 중국 음식의 이름을 통해 어떤 재료, 어떤 방식이 쓰였는지를 알 수 있다는 상세한 설명도 이 책이 주는 깨알 지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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