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룰라, 브라질 연방검찰 기소에 강력 반발

"증명해보라", "내 발로 출두하겠다"

PT, '쿠데타 시도'… 정치적 의도 깔렸다며 의혹 제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연방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연설하고 있다.  /상파울루=EPA연합뉴스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연방검찰이 자신을 기소한 것은 부당하다고 연설하고 있다. /상파울루=EPA연합뉴스


브라질 검찰이 차기 대권 유력 주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기소하자 룰라 전 대통령과 그가 소속된 노동자당(PT)은 대선 출마를 막으려는 시도라며 강력 반발했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룰라 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나의 양심은 깨끗하다”며 “브라질에서 나보다 법을 더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제기한 혐의에 대해서도 “증명해 보라”며 “내 발로 출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T는 연방검찰의 기소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에 이은 또 다른 ‘쿠데타 시도’라고 정의하며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노동자당은 연방검찰의 기소 배경에 룰라가 2018년 대선 출마를 하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깔렸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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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연방검찰은 지난 14일 룰라 전 대통령을 돈세탁과 허위진술 등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룰라 전 대통령이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과 연관돼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바 자투’는 대형 건설업체들이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사건이다. 지금까지 이 수사를 통해 드러난 뇌물은 6,500만 헤알(약 220억 원)로, 뇌물 가운데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든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페트로브라스를 둘러싸고 벌어진 부패 스캔들에서 룰라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으며, 그 대가로 건설업체 OAS로부터 편의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데우탄 달라기뇨우 연방검사는 룰라를 페트로브라스 부패 스캔들의 핵심 인물로 지목하면서 “룰라는 부패 수법을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지휘했다”고 말했다.

한편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브라질의 정정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지난 4일 주최 측 추산 10만여 명이 상파울루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테메르 대통령 집권을 ‘쿠데타’로 규정하면서 테메르 퇴진과 새로운 대선을 촉구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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