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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完세자' 박보검 "불허한다, 응답의 저주"

'응팔' 이어 '구르미 그린 달빛'서

시청률 20% 돌파하며 인기 행진

탄탄한 연기력+순수함·겸손함

대중들이 열광할 매력 모두 갖춰

배우 박보검 앞에서 ‘응답하라의 저주’는 없었다. ‘응답하라의 저주’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 출연해 커다란 사랑을 받은 배우들이 후속 작품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방송가의 속설. 실제로 ‘응답하라 1997(응칠)’, ‘응답하라 1994(응사)’, ‘응답하라 1988(응팔)’ 등에 출연한 배우 중 후속 작품을 통해 ‘응답하라’ 시리즈에 버금가는 사랑을 받은 배우는 박보검을 제외하고 거의 없다. 사실 ‘응답하라의 저주’는 피해갈 수 없다는 것이 연예계의 통념이기도 하다. 케이블 채널이라는 플랫폼의 한계 속에서 시청률 20%에 육박하는 ‘응답하라 시리즈’와 같은 인기 드라마에 다시 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것이 현재의 미디어 환경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도 박보검은 ‘굴욕없는 배우’라 칭할 만하다.

















지난해 말 ‘응팔’에서 천재 바둑기사 최택 역의 박보검은 ‘응답하라의 저주’를 보기 좋게 깨트렸다. 박보검이 세자 이영 역을 연기하고 있는 KBS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구르미)’이 시청률 20%를 돌파하는 등 ‘응팔’의 인기를 넘어서고 있는 것. ‘구르미’가 ‘기적의 시청률’ 20%를 돌파한 비결은 무엇보다 배우 박보검의 힘이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렇다면 남녀노소 모든 대중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박보검의 매력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탄탄한 연기력이 박보검이 지닌 주무기다. 이미 ‘응팔’에서 차분하면서도 사려 깊고 엄마를 잃은 슬픔을 간직한 최택 역을 그 아니면 소화해낼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구르미’에서도 연기력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행운까지 뒤따랐다. 박보검이라는 배우로서 자기에게 딱 맞은 옷 같은 배역을 이번 ‘구르미’에서 만난 것이다. ‘구르미’에서의 세자 이영 역은 사랑, 분노, 가족애 등 다양한 감정을 대사와 함께 소화해내야 하는 역할이다. 박보검은 어머니를 잃은 슬픔, 자신들은 나라의 근간이자 뿌리이며 임금은 그저 그 뿌리가 키워내 활짝 피어있는 ‘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며 국정을 쥐락펴락하는 조정 대신들에 대한 분노, 실제로는 이성애지만 동성 내관 홍삼놈(김유정 분)에 대한 애틋한 사랑, 뚱뚱한 여동생 공주를 한없이 어여삐 여기는 오빠 등 다양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연기하며 완벽하게 세자 이영에 몰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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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박보검의 매력은 객관적으로도 과학적으로 설명하거나 증명할 수 없는 ‘순수함’이다. 적당한 크기의 눈과 눈빛이 순수한 느낌을 만들어내며, 눈을 아내로 내려 깔고 ‘씨익’하고 웃을 때는 장난기 가득한 소년이 된다. 순수함의 상징인 ‘커다란 눈망울’을 가진 외모도 아니건만 대중이 박보검에 열광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시크한 냉소 또한 순수함에 더해지는 그만의 감칠맛이라 할 수 있다. 오른쪽 턱을 살짝 들고 왼쪽 입꼬리를 아래로 내리며 내신들을 향해 빈정댈 때는 ‘썩은 표정’에서는 냉기와 독기마저도 이끌림의 요소가 된다.





겸손하고 ‘개념있는’ 태도 역시 박보검이 사랑받는 이유다. 그는 ‘응팔’ 출연 때도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지만 그 후에도 대중교통이 빠르다고 판단되면 주저 없이 지하철 등을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그가 지하철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는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파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또 최근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에서 위안부 할머니를 후원하는 단체가 제작한 티셔츠와 팔찌를 착용했던 것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위안부 문제 무관심했던 이들에게는 그의 행동이 자극이 되기도 했다.

엔터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보검이 ‘응팔’ 이후 보여준 행보는 갑작스럽게 커다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어설픈 행운아가 아닌 준비된 스타로서의 면모”라면서 “앞으로도 대중에게 보여줄 것이 더욱 많은 배우로서의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제공=KBS, 블러썸엔터테인먼트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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