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檢, 신동빈 20일 소환]마지막 퍼즐…2,000억대 횡령 연관성 밝혀낼까

롯데건설 통해 300억 자금 조성

계열사 대한 부당지원 등 정조준

해외 기업 부실인수 의혹도 조사

신격호·신동주 회장 등과

이르면 이번주 신병 일괄 처리

검찰은 지난달 26일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이 자살했을 당시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가 아니다”라며 물증을 기반으로 롯데 사주의 혐의를 밝혀내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부터 신동빈 롯데 회장까지 2대 걸쳐 복심 역할을 한 부회장의 사망으로 롯데 수사가 암초에 부딪혔다는 우려에 대한 검찰의 답이었다. 검찰의 이번 신 회장 소환은 사실상 롯데그룹 수사의 마지막 단계지만 이같이 롯데그룹 키맨을 수사하지 못한 채 이뤄졌다는 점에서 여전히 수사 퍼즐을 맞추는 과정 중의 하나라는 것이 검찰 안팎의 해석이다. 이에 신 회장에 대한 이번 소환 조사의 강도나 이후 신병처리는 검찰이 그동안 확보한 물증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신 회장 횡령배임 2,000억원대= 신 회장은 사실상 롯데그룹의 정점에 있는 인물인 만큼 검찰은 이번 소환에서 그동안 제기된 각종 범죄 의혹 전반에 걸쳐 신 회장의 연관성 여부를 확인할 전망이다. 우선 비자금과 관련해서는 롯데건설에서 조성한 것으로 확인한 300억원 대의 자금 조성 과정을 들여다볼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롯데케미칼이 원료를 수입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줬던 행위도 조사 대상이다. 불필요한 통행세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을 가능성 때문이다. 현금인출기(ATM) 서비스 업체인 롯데피에스넷 역시 ATM 1,500대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당시 롯데기공(현 롯데알미늄)을 끼워 넣어 41억9,000만원의 이익을 안긴 의혹이 있다. 중국 홈쇼핑업체 럭키파이 등 해외 기업 부실 인수 의혹도 들여다본다.

계열사에 대한 부당지원도 조사 대상이다. 롯데쇼핑은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상사 지분을 싼값에 샀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호텔롯데의 경우 부여·제주호텔리조트를 인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부지 등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각각 받고 있다. 게다가 신 회장이 별다른 활동 없이 롯데 일본 계열사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100억원대의 급여를 부당하게 챙긴 점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파악한 신 회장의 전체 횡령·배임 혐의 액수는 2,00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6.4%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57)씨 등에게 넘기는 과정에서 6,000억원대 탈루 혐의를 받는 것도 신 회장과 무관하지 않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분 이동이 일어나던 당시 그룹의 컨트롤 타워로 불리는 정책본부장으로 근무했다.


◇오너 일가 기소 일괄 결정 전망= 검찰은 이번 소환 조사 후 이르면 이번 주 내에 신 회장을 비롯해 신 총괄회장, 신동주 회장 등의 신병을 함께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신 회장의 그룹 내 지위 등을 고려해 두 번 이상 소환하지 않도록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괄회장은 고령에 건강상태를 고려해 불구속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 전 부회장은 그룹 내 역할과 죄질 등에 따라 영장 청구 여부가 최종적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서 씨의 경우 수차례 소환 불응으로 현재 강제 입국 절차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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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소환 앞두고 현장 행보

월드타워 등 강남권 사업장 방문

◇신 회장, 소환 앞두고 강남 사업장 방문= 신 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강남권 유통 격전지를 돈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14일 서울시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 상황을 살폈다. 그는 이어 16일 서울시 도곡동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 푸드마켓 1호점과 인근 서초동 롯데슈퍼 프레시 센터를 찾아 연휴에도 근무하는 근로자들을 위로했다. 신 회장을 수행한 경영진은 최춘석 롯데슈퍼 대표(전무) 등 소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 회장은 롯데백화점 강남점도 연휴 기간 중 다녀간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찾은 매장들은 유통업계 격전지로 꼽히는 강남에서 롯데가 벌이는 신규 사업들이다. 특히 연내(12월 22일) 완공이 목표인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는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 명운을 걸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오는 20일 검찰 소환 조사가 예정된 신 회장이 그 전에 중요한 신규 사업장 상황을 미리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은 가끔 주요 경영진을 동반하지 않은 채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 매장을 깜짝 방문해 운영상황을 챙기곤 한다”며 “현장의 분위기를 직접 파악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김흥록·이종혁기자 rok@sedaily.com

김흥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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