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터널에 갇힌 한국경제]수출 '부진 늪'서 허덕이는데...무역장벽 더 높이 쌓는 美·中

中 , 전기차 보조금 편취 조사...현대차 등 한국 기업 옥죄기

美·中 반덤핑판정도 부쩍늘어 글로벌 對韓 수입규제 180건





중국 정부가 현대차를 비롯한 20여개 업체에 대해 친환경차의 보조금 ‘편법 취득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 6월20일 삼성SDI와 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인증심사에서 탈락하며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된 후 다시 한번 중국 정부의 칼이 국내 수출업계를 향한 것이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현대·기아차만 연간 170만대에 이른다. 이 중 전기차는 향후 중국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차세대 유망시장이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들을 우회 지원하기 위해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을 옥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전체 수출에서 약 40%를 차지하는 중국(15%)과 미국(15%)이 비관세 장벽을 쌓으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중국 수출은 지난달(-5.3%)을 비롯해 지난해 6월(0.6%) 이후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고 미국(지난달 -4.8%)도 3개월 연속 수출액이 감소했다.

실제 중미의 무역 장벽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달 테레프탈산에 대해 반덤핑관세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에도 우리가 수출하는 방향성 전기강판과 아크릴섬유에 대해 반덤핑 판정을 내렸다. 미국도 지난달 우리나라 강벽 사각 파이프에 대해 반덤핑 규제에 들어갔고 SBR고무도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중미뿐만 아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 세계 국가가 우리나라 제품에 내린 수입 규제는 180건이다. 이 가운데 반덤핑관세와 관련된 규제는 지난해 말 106건에서 지난달 127건으로 증가했다. 미국이 23건, 중국이 11건의 수입 규제를 하고 있다. 7위 수출국인 인도는 규제가 31건이나 된다. 11위 수출국 호주(9건)와 15위 수출국 인도네시아(11건)도 규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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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갤럭시노트7 사태는 간만에 훈기를 맞은 우리 수출시장을 긴장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 우리 수출은 전년보다 2.6% 증가한 401억달러를 기록, 사상 최장(19개월 연속) 기록적인 마이너스 행진의 고리를 끊었다. 주역은 전체 수출에서 12%를 차지하는 반도체(2.5%) 수출이다.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출시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수출이 2개월 연속 반등세를 이어갈지 불투명해졌다. 신현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갤럭시노트7의 판매량 추이에 따라 반도체와 휴대폰, 휴대폰 부품 등의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저성장으로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2년 이후 세계 경제성장률이 3%대의 낮은 성장 기조를 보였고 주요 국가들의 경기 역시 부진이 길어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투자와 무역이 함께 줄면서 주요 국가들의 실업률도 함께 치솟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야 일자리와 내수시장 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호무역으로 바뀐 무역 지형에 맞춰 수출 대책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문병기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세계무역의 고성장은 한동안 힘들기 때문에 우리 수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업을 결합한 제조업 등 4차 산업으로 전체 체질을 개선해야 바뀐 무역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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