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얼어붙은 내수]찬바람 고용시장, 내년이 더 어렵다

8월 제조업 취업자 증가수

7년만에 1만명 아래로 하락

고용절벽 현실화 위기감

노동시장 구조개혁 서둘러야



고용시장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구조적인 저성장에다 산업 경쟁력 약화로 전자·석유화학 같은 제조업의 고용한파가 더욱 심화되고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정년 60세 제도가 시행되는 가운데 10%대로 치솟은 청년취업난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8월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명(0.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이후 7년 만에 취업자 증가 수가 1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큰 폭의 취업자 증가가 계속됐던 제조업은 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2·4분기부터 둔화세가 뚜렷하다.

특히 대형 조선사들이 있는 울산과 경남 지역의 경우 2·4분기 실업급여 신청자가 각각 1,856명(36.1%), 1,397명(9.5%) 증가해 다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실직자 가운데 타 업종이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재취업을 하는 사례가 있는 만큼 아직 실업대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연말로 갈수록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종에서 내년 말까지 5만6,000~6만3,000명의 실업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제조업 고용절벽으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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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경제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지면 기업들도 신규 채용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년 연장으로 인한 인건비 부담과 함께 경영여건 악화로 인력조정이 이뤄지면 고용환경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 수요가 줄어드는 반면 인력 공급은 예년 수준이어서 취업 애로 계층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노동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인구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인 70만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취업 애로 계층이 116만명에 달하는데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는 의미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기준 청년실업률은 10.3%다. 정부는 일자리 우선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내년 청년 일자리 예산을 2조7,000억원으로 15% 증액했지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금재호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대학원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정부가 보건복지 분야 투자를 늘려 일자리를 많이 만들었는데 이제는 정부예산을 늘려도 고용 창출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늘리게 하려면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같은 유럽 국가처럼 구조개혁으로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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