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저지와 고용안정 등을 목표로 23일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총파업에 돌입한다. 금융노조는 10만명 안팎의 은행원이 참여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저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참석 인원은 이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사무직인 은행원들의 특성상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고 은행 내에서도 고객 불편 등을 이유로 필요인력은 남아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년 9월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 시중은행의 참여율은 10%를 밑돌았다. 당시에는 ‘관치금융 철폐’ 등이 화두였던 데 비해 이번에는 임금과 직결된 성과연봉제 저지가 목표인 만큼 당시보다는 참여율이 높을 수 있지만 많은 인원이 파업에 동참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총파업의 참여도가 떨어질 경우 시중은행 사용자는 발 빠르게 노조와 개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들은 이미 금융노조의 단체협약 파트너인 금융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만큼 개별 협상을 통해 노조와 합의를 하면 성과연봉제를 도입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사용자 측은 성과연봉제 도입이 절박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의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2005년 2.82%에서 지난해 말 역대 최저수준인 1.6%까지 하락한 반면 총이익 대비 임금 비중은 같은 기간 6.3%에서 10.6%로 상승했다. 은행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에 제동을 걸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실제 은행권에서는 시중은행 한 곳이 총파업 이후 노사협의를 통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 지을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7월 주택금융공사가 이처럼 노사합의만으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전례가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한 곳이 성과연봉제 도입에 합의할 경우 다른 은행들도 줄이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평가된다. 관건은 은행 사용자가 주택금융공사처럼 노조를 설득할 만한 당근책을 준비하느냐일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노조를 설득할 여러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성과연봉제를 연내 도입하겠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23일 총파업으로 인한 고객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체제를 가동할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은 총파업 관련 비상상황에 대비해 ‘컨틴전시플랜’을 준비 중이고 신한·KEB하나·우리은행 등도 점포운영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2014년 총파업 당시에도 정상영업을 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도 만반의 태세를 갖추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