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이춘근 해양전략硏 선임연구위원 "트럼프 대통령 돼도 주한미군 철수 어려워"

국회 '포용과 도전 모임' 조찬 세미나 강연

美 군사력 확장 표방한 트럼프

해외기지 축소는 앞뒤 안 맞아

불만 무마 위한 국내 정치용

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교수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조찬 세미나에서 ‘미국 대선과 트럼프 현상의 본질’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춘근 해양전략연구소 교수가 2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주도하는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조찬 세미나에서 ‘미국 대선과 트럼프 현상의 본질’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잇따른 악재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내비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이 될 경우 한반도 정세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미국 정치 전문가가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다만 미국에서 주한미군 철수론이 확산하고 있는 점은 의미 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2016 미국 대선과 관련해 ‘트럼프 현상’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미국 정치에서 ‘소셜 클래스(사회계층)’라는 개념이 재등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춘근 한국해양전략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21일 국회에서 새누리당의 ‘포용과 도전 모임(위원장 나경원 의원)’이 주최한 강연에서 “트럼프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논리에 맞지 않아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는 세계에서 제일 막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며 군사력을 증강하겠다고 공약했는데 미국은 본토를 지키는 것은 물론 세계를 지키고 있어 (군사력이 미국 지역) 밖으로 나가 있다”며 “군사력을 늘리겠다면서 해외 기지를 축소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대통령답게 하겠다’고 언급했다”며 불확실성을 낮춰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철수가 어렵다는 또 다른 근거로 미국은 일관된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나라라는 점을 들었다. 이 연구위원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더 강경했고 김정은을 힘들게 한 것은 오히려 오바마 대통령”이라며 “미국은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주장보다는) 시스템으로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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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들고 나온 것은 미국 내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주한미군 철수론을 대변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기지 철군 보류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언론이 ‘아프간이 또 다른 한국’이 됐다고 보도했다”며 “(미국인들은) 어떻게 자신들이 내는 세금으로 모든 곳의 안전을 책임지는 나라가 됐는지 불만이 상당하고 이것이 요즘 미국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트럼프가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라고 언급한 데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누군가를 ‘미쳤다’고 하는 것은 없애겠다는 뜻”이라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구소련을 ‘악의 제국’이라고 한 것과 부시 전 대통령이 이라크와 이란·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언급한 뒤 미국의 외교가 바뀐 점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미국에서 일고 있는 트럼프 현상에 대해 주류에 반발하는 비주류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소외된 백인 노동자들, 즉 사회 계층이 선거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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