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대피소 안내 없고, 훈련도 없고…서울 지진 '무방비'

서울안전누리 재난대비시설정보에 지진대피소 빠져

지진 대비 훈련, 25개구 중 겨우 4~5곳 실시

전문가들 “지자체 안이한 행정 피해 더 키운다” 우려

강남구가 지난 7월 청담초등학교와 논현동 일대 아파트에서 실시한 지진대비 안전체험 훈련에서 구호자 대피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강남구가 지난 7월 청담초등학교와 논현동 일대 아파트에서 실시한 지진대비 안전체험 훈련에서 구호자 대피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시의 재난안전사이트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의 대피소정보에는 무더위 쉼터와 한파쉼터 등의 위치 안내는 돼 있지만 지진 대피소는 별도의 안내 항목이 없다.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서울시의 재난안전사이트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의 대피소정보에는 무더위 쉼터와 한파쉼터 등의 위치 안내는 돼 있지만 지진 대피소는 별도의 안내 항목이 없다.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


서울시의 재난안전사이트인 ‘서울안전누리(safecity.seoul.go.kr)’에 지진대피소 안내 항목이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시를 포함해 25개 구청의 지진 구호 훈련도 최근 3년간 4~5곳만 실시했던 것으로 파악돼 서울지역 지진 발생시 대규모 인명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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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경제신문이 서울안전누리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대피소 정보란에는 지진 대피소를 찾아볼 수 없다. 2014년 오픈한 서울안전누리는 각종 재난 발생시 서울시민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종합 안내 사이트. 민방위·수해 대피소, 무더위·한파 쉼터 안내는 돼 있지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긴급하게 대피할 수 있는 정보만 빠져 있는 것이다. 다만 공지사항란에 시내 25개 구청의 대피소 현황이 있지만, 이는 경주 지진이 발생한 후인 지난 13일 올라온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지진이 나기 전까지 지진은 재난 대응의 우선순위에 해당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조만간 새로 취합한 대피소 위치를 서울안전누리 대피소 정보란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자체 차원의 지진 대비 훈련도 지난 2013년 이후 상당수 구청에서 시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자치구 중 올해 재난대응훈련에서 지진 항목을 포함한 한 곳은 종로·양천구, 지난해에는 종로·양천·은평·강서구 정도에 불과했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 7월 간단한 훈련을 실시했으나 이마저도 울산 인근의 동해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초등학생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피 연습을 한 정도였다. 훈련 내용도 책상 밑에 숨기, 밖으로 이동하기, 소화기 사용 등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안이한 행정이 재난 피해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인창 경북대 지질학과 교수는 “지진이나 산사태, 홍수해 같은 재난은 지자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과 구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현재 거의 전무 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이호준 삼성화재 방재연구센터 수석도 “지진은 태풍이나 홍수보다 훨씬 구호가 어려운 재난임에도 지금의 지자체의 인식과 준비상황은 이를 전혀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며 “대피소와 같은 수용시설과 구호물품, 그리고 정신적 치료까지 종합적인 대응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난 대응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려면 반복 훈련과 교육을 바탕으로 구호자와 시민들의 행동요령 숙지가 중요한데 이를 소홀히 하고서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양사록·박진용기자 sarok@sedaily.com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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