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올 3·4분기에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 원화 강세에 따른 해외여행 비용 절감, 단거리 해외여행객 증가 등 각종 호재가 겹치면서 한 달 동안 이미 상반기 실적을 뛰어넘었다. ‘나중에 결제하기’ 등 저비용항공사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들을 사로잡은 것도 실적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달에만 2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진다.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인 162억원을 훌쩍 넘는 실적을 한 달 사이에 달성한 셈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일본·홍콩 등 주요 노선을 확대하는 등 운항 포트폴리오를 넓힌 것이 여름휴가철 고객 증가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유가와 환율 등도 이익에 큰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제주항공이 올 3·4분기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역대 가장 높은 실적을 거둔 것은 지난 2014년 3·4분기(192억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서 300억~350억원의 영업이익을 전망하지만 항공업계에서는 이를 넘어서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며 “LCC 업계에서 새로운 기적을 써내려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올 7~8월 역대 최고 여객수송 실적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7월 77만3,900여명, 8월 83만4,000여명 등 2개월간 총 160만7,900여명을 수송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1만8,400여명 대비 22% 늘어난 수치다. 제주항공은 2014년 처음으로 7~8월 여객수송 실적에서 100만명을 넘어선 후 2015년 131만8,000명 등 매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하루 평균 국내선 80편, 국제선 75편 등 모두 155편을 운항하며 2만9,000여석을 공급하고 있다. 제주항공 측은 “이처럼 여객수송 실적이 늘어난 것은 제주를 기점으로 한 김포 노선 등 국내선과 괌·방콕 노선 증편, 일본 노선 신규 취항 등 운송능력을 크게 키웠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옆좌석 구매 서비스’ ‘누워 가기’ ‘기내식 사전주문’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여유좌석이 있을 경우 추가 금액을 내고 옆좌석을 구매하거나 괌·사이판·방콕 등의 노선은 탑승객이 누워 갈 수 있도록 옵션을 제공한다. 이밖에 도착 여행지에서 ‘여행사’ 역할까지 하며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제주항공은 괌·사이판 공항 등에서 여행객을 대상으로 라운지를 운영한다. 여행에 필요한 호텔이나 렌터카·여행상품 등을 제공하는 곳이다.
연휴가 포함된 9월 실적도 전망이 밝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통상 9월에 태풍이 발생하는 등 운항에 차질을 주는 일들이 벌어지곤 했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를 포함해 여행객들이 늘어날 요인만 있다”며 “9월 실적도 목표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제주항공은 7일 인천~태국 푸껫 노선에 신규 취항한 데 이어 일본 도쿄 노선의 운항횟수를 주 21회에서 24회로 늘리고 인천~홍콩 노선 운항횟수도 주 14회에서 주 18회로 확대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기단 확대와 신규 노선 개설 및 증편에 따라 제주항공의 합리적인 운임을 찾는 여행객이 증가했다”며 “동시에 편리한 예매를 위한 온라인시스템 개선과 적립과 사용이 편리한 ‘리프레시 포인트’ 운영 등도 지속적인 여객증가의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