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WTO "EU,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 지급" 판정

美, EU와 12년간 분쟁서 일단 승기

연내 보잉사 판결따라 결말 갈릴듯

세계무역기구(WTO)가 유럽연합(EU)이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계속 지급했다고 판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부터 항공사 보조금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EU 간 분쟁에서 일단 미국이 승기를 잡게 됐지만 WTO는 연내 미 보잉사에 대한 판결도 내놓을 예정이어서 결말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WTO는 이날 EU가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라는 2011년 WTO 판결을 어기고 A350 등의 항공기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했다. 미국은 앞서 EU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 4개국을 제소하면서 에어버스가 총 220억달러(약 24조2,500억원) 상당의 보조금 혜택을 봤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EU에 매년 100억달러의 이행부과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공언해왔다.


판정 이후 미국 측 통상 관계자는 “(EU가) 나설 경우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측은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다”며 “WTO의 분석이 부분적으로 잘못됐기 때문에 항소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에어버스도 “유럽이 자국의 항공기 산업을 보조했던 방법들은 국제법에서 용인될 수 있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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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항공기 시장을 둘러싼 미국과 EU의 분쟁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보잉이 지배하고 있던 항공기 시장을 에어버스가 잠식하기 시작하자 미 무역대표부(USTR)는 유럽 각국 정부가 35년 동안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원했다며 WTO에 제소했다. 이후 24시간 만에 곧바로 EU가 미국을 맞제소하면서 보조금을 둘러싼 양측 간 다툼은 12년 동안 이어졌다. WTO는 2011년 미국과 EU가 모두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판정했지만 양국 정부는 서로 분쟁에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상대방에게 판결을 따르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다.

FT는 “12년간의 전쟁에서 보잉이 가장 큰 승리를 따냈다”고 평가했지만 연내 WTO가 보잉에 대한 결정도 내릴 계획이어서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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