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강만수 퇴임후에도…임우근 '수상한 거래'

姜 퇴임후 대표맡은 투자회사

임우근 회장이 지분 40% 보유

실적 없는데도 수수료는 억대

성과 전무…임금은 수백만원

한성기업 특혜 대출 대가성 의혹

'명절 떡값' 공방이어 갈등 격화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23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던 강만수(71) 전 산업은행장이 퇴임 이후에도 고교 동창 임우근(68) 한성기업 회장과 ‘수상한 금전 관계’를 이어간 정황이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강 전 행장이 대표를 맡은 A투자회사의 설립 과정과 운영 현황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강 전 행장이 설립한 A투자회사는 증권과 장내외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회사로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에 투자자문업·일임업으로 등록했다. 주식 수는 25만주로 최대주주는 각각 지분 40%를 보유한 임 회장과 김 모씨다. 검찰은 임 회장이 과거 이른바 ‘특혜 대출’을 해준 대가로 퇴임 후 사무실과 임금 등을 제공한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임 회장이 지분 40%를 투자해 회사를 설립한데다 A사가 별다른 투자활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매월 수백만원의 임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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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사 영업보고서(2015년 7월~2016년 3월)에 따르면 지난 3월 현재 투자자문계약 실적은 단 한 건으로 규모는 400억원이다. 특히 사모펀드(PEF) 등 투자활동이 전혀 없었으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로 1억4,000억원가량을 받았다. 또 사업실적이 전무했으나 강 전 산업은행장을 비롯한 임원(등기이사 3명·사외이사 3명)에게 총 3억8,116만원의 임금이 지급됐다. 월별로 따지면 사업성과가 전혀 없음에도 매월 800만원 이상의 임금이 지급된 셈이다. 일거리가 없는데도 고액 임금을 꼬박꼬박 받아간 터라 A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임직원 임금 등에 총 6억여원을 지급하면서 8억3,8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강 전 행장과 임 회장 사이에 수상한 거래가 퇴임 후에도 이어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양측의 갈등도 한층 깊어지는 분위기다. 강 전 행장 현직 시절 수천만원의 이른바 ‘명절 떡값’ 등을 두고 서로가 각기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금전거래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강 전 행장과 임 회장은 3살 차이가 나지만 1965년 경남고 같은 반에서 공부했고 함께 졸업한 동창 사이로 50년 넘게 우정을 쌓아온 사이다. 하지만 양측이 ‘수년간 명절 때마다 현금을 건넸다’는 진술이 어긋나면서 둘 사이의 균열이 생기고 있다.

검찰은 이날 강 전 행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떡값 부분을 범죄 혐의에 포함시켰다. 강 전 행장이 기획재정부 장관을 맡은 2008년부터 최근까지 임 회장으로부터 꾸준히 대출 청탁을 받아왔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그가 받은 명절 떡값이 실질적으로 뇌물성 자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안현덕·진동영기자 always@sedaily.com

안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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