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정감사 2016] 김재수 장관, 국감장에서 증인선서에만 그쳐··野, 무시전략

자진사퇴 촉구에··김 장관 “국무위원으로서 역할 할 것”





26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의 농식품부에 대한 첫 국감은 시작부터 파행을 연출했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와 청와대의 ‘수용 불가’ 발표로 농식품부가 정국 경색의 진원지가 돼버린 만큼 이날 국감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김 장관은 국감 예정시간인 오전 10시에 맞춰 국감장 장관석에 착석했고 약 10분 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 의원들이 차례로 입장하며 김 장관과 어색한 악수를 나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의 보이콧 방침에 따라 국감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더민주 의원들은 본격적인 국감이 시작되기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에서부터 김 장관에게 자진사퇴를 종용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업무보고는 물론 부처 현안 질문에 답변할 기회를 주지 않는 등 철저히 무시전략으로 일관했다.

김 장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깊이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증인선서를 했지만, 역할은 그것 뿐이었다. 주요 업무추진 현황은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가 보고했다.

소 브루셀라병 예방, 쌀값 폭락 대책, 가축전염병 매몰지 관리, 농촌인구 감소와 고령화 대책, 농식품 수출 정책 등 현안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에는 이준원 차관이 김 장관 대신 답변했다.


쌀 시장정리 제도 도입에 관한 더민주 김현권 의원의 질의에 이 차관이 “이 부분은 장관님께…”라며 답변을 김 장관에게 넘기려 했지만, 김 의원은 격앙된 목소리로 이 차관을 제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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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에 대한 사퇴 요구 공세는 더민주 의원들이 주도한 반면 국민의당 의원들은 언급을 자제해 온도 차를 보였다.

더민주 간사인 이개호 의원은 “쌀값 대란이 몰아치고 있고 정부는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과연 이 어려움을 헤치고 우리 농촌을 구할 수 있을지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며 김 장관의 결단을 촉구했다.

같은 당 김철민 의원은 “해임건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된 만큼 아무리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독선으로 인해 해임이 안됐다 하더라도 더는 국무위원 자격이 없다”며 “오늘의 사태를 스스로 초래한 장관은 직무수행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결자해지의 자세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김 의원은 또 “부동산 투기 의혹, 황제전세 논란, 농협대출 논란, (모친의) 차상위 의료급여 수여 등 온갖 문제로 부적격 의견을 받았음에도 반성과 성찰은 커녕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문들을 부인하고 SNS를 통해 ‘지방대 출신의 흙수저’ 운운하며 황당한 의견을 밝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박완주 의원도 “국정을 여당이 발목 잡는 기현상이 이뤄진 데 대해서 장관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해임건의안 처리 방안에 대한 당내 논의 과정에서 찬성표결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던 국민의당 간사 황주홍 의원은 김 장관의 사퇴를 거론하지 않았고, 같은 당 김종회ㆍ정인화 의원도 현안 질문에만 집중했다.

이날 농해수위 야당 위원 중 김 장관에게 질문을 던진 유일한 의원은 더민주 김한정 의원이었다.

오후 속개된 국감에서 김 의원은 김 장관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재직 시절 다니는 교회에 회삿돈으로 기부한 배경을 따지며 “장관 때문에 국정이 중단 상태이고 대통령에게도 짐이 되고 있다”며 “의혹받은 사람이 대한민국 국정을 당당하게 이끌어갈 수 있느냐”고 압박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국무위원으로서 농식품부 현안을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해 장관직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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