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가는 중학생을 넘어 고등학생까지 아동으로 분류해 수당을 주겠다고 할 판이다. 각 당이 구상 중인 아동수당 지원을 위해서는 최대 30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누구도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껏 들이민 게 아동수당세 신설 정도다. 양육수당·청년수당과 마찬가지로 생색은 정치권이 내고 부담은 국민에게 떠넘기겠다는 발상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이렇게 돈을 퍼준다고 출산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150조원 이상의 저출산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꼴찌 수준이다. 이 마당에 또 수당 운운하니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막대한 예산폭탄에도 출산율이 나아지지 않는 것은 진단과 처방이 잘못됐다는 얘기다. 저출산의 근본 원인은 날로 치솟는 교육비·주거비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고교생 학원비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인 23.7%나 뛰었다. 소득 대비 주거비 비중도 2010년 19.9%에서 지난해 22.5%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인데 돈 몇푼 준다고 애를 낳고 싶겠는가. 정치권은 미봉책으로 더 이상 국민을 호도하지 말고 공교육 정상화, 집값 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