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내 유턴기업 갈수록 급감]日 규제 완화 특구 만들고...美 이전비용 보조·조세감면 연장

[해외선 기업유인 어떻게]



일본의 대표 자동차 기업 중 하나인 혼다는 내년 3월부터 멕시코에서 생산하던 북미 수출용 소형차 ‘피트’를 도쿄 인근 사이타마현 요리이 공장으로 옮겨 연 3만대씩 생산할 계획이다. 도요타 역시 미국 스바루 공장에서 위탁생산하던 중형 세단 캠리 물량을 내년부터 아이치현 도요타 공장에서 생산한다. 닛산도 일본 내 차량 생산 규모를 현재 연간 88만대에서 내년까지 100만대로 늘릴 방침이다. 소니와 파나소닉 등 또한 일본으로 일부 설비를 복구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본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완화하고 경제특구 지정, 아베노믹스로 엔화 약세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데 영향을 받았다.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본국으로 생산설비를 이동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멕시코 등 인건비가 낮은 국가로 생산설비를 이동했지만 낮은 생산효율과 인건비 상승의 부담을 느끼고 공장을 본국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데는 제조업 생산을 국내로 복귀시키려는 정책 효과 덕이 가장 크다. 특히 독일은 10년 전인 지난 2006년부터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국내로 복귀하는 소위 ‘유턴’을 정책적으로 지원했다. 이는 기업 유턴으로 자국 투자를 이끌어 일자리 확산을 꾀하는 동시에 생산공정에서 나오는 기술을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유턴과 동시에 독일은 스마트공장 등으로 제조업 생산효율을 높인 ‘인더스트리4.0’ 전략을 폈다. 그 결과 독일 스포츠용품 업체인 아디다스는 1993년 본국에서 중단했던 신발 생산을 내년부터 24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정부 지원책에 더해 스마트공장과 로봇을 활용해 생산효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제조업 강국인 미국도 대표 기업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 자동차 업체 포드는 멕시코와 중국에 있던 생산공장을 각각 미국 오하이오주와 미시간주로 옮겼다. GM도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던 소형엔진을 미국 공장으로 돌렸다. GE 역시 히터와 가전제품 생산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 5년간 미국으로 돌아온 기업이 7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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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미국이 2010년 ‘리메이킹 아메리카’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의 공장 이전 비용을 20% 보조하고 설비투자에 대한 조세감면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지원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견조한 경제성장률, 셰일가스 생산 확대로 인한 에너지 비용 증가 등이 기업들의 유턴을 이끌었다. 미국 비영리 기관인 리쇼어링이니셔티브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해마다 6만여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유턴기업이 해마다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투자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18%가량 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내에 투자돼야 할 부분이 해외에 투자되면서 잃은 일자리가 연평균 2만4,000개(2006~2014년), 한국경제연구원은 연간 8만1,000명(2001~2013년·광업 제외)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협소한 우리나라에서 낮은 인건비와 현지시장 진출을 위해 나간 기업들의 발을 돌리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을 국내로 복귀하도록 정책 지원을 늘려나가겠다”고 전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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