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암·치매·당뇨 치료제 개발 길 열렸다

국내 연구진, 변형 단백질 대량생산 기술 찾아내

사이언스지 '퍼스트 릴리스' 선정

1,500조 신약 개발시장에 교두보

암과 치매,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맞춤형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열렸다.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변형 단백질을 자유롭게 만들어 이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해 1,500조원에 이르는 신약개발 시장 진출에 대형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백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이 발견된 지 11년 만에 치료제 ‘글리벡’이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기술을 바탕으로 주요 질병을 정복할 수 있는 날이 가까이 다가왔다.

김성훈 의약바이오컨버전스연구단 단장과 박희성 카이스트 화학과 교수는 29일 이같은 내용의 맞춤형 변형 단백질 생산기술 논문이 사이언스지의 가장 중요한 논문(퍼스트 릴리스·First Release)으로 선정돼 게재됐다고 밝혔다.


사람 몸에서 유전자는 각종 단백질을 만들게 지시한다. 만들어진 단백질은 다양하게 변형이 이뤄지면서 세포신호 전달과 성장 등 우리 몸의 정상적인 신진대사의 핵심 역할을 한다. 문제는 단백질 변형과정이다. 변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암이나 치매, 당뇨 등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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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팀은 단백질을 자유자재로 변형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단백질을 계속 변형시키다 보면 어떤 단백질이 질병을 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팀의 기술은 단백질을 변형시켜 이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고 어떤 단백질이나 변형이 실제 병을 일으키는지는 제약사나 연구진이 찾게 된다. 지금까지는 어떤 단백질이 병을 일으키는지 알아도 이를 대량으로 만들 수 없어 이에 맞는 약을 개발할 수 없었다. 변형 단백질이 많아야 어떤 약에 반응하는지 실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 교수팀의 연구는 신약 개발을 위한 돌파구를 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교수는 “이 기술이 2~3년 안에 상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1,500조원에 달하는 신약개발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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