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에 반대하는 철도·지하철노조의 연대파업이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대체 인력의 피로도가 갈수록 쌓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안전사고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도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29일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6분쯤 서울지하철 분당선 왕십리행 열차가 강남구 선릉역 승강장에서 갑자기 멈춰 26분간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열차는 출발한지 3초 만에 멈춰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열차가 멈춰 서고도 20분 가까이 안내방송이 나오지 않자 일부 승객이 비상장치를 조작해 열차 문을 열고 승강장으로 빠져나오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출근시간대 발생해 열차 안에 있던 시민들이 다른 대중교통으로 갈아타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대체 인력의 실수로 시민이 불편을 겪는 작은 사고도 발생했다. 파업 첫 날인 지난 27일에는 서울 지하철 쌍문역에 진입한 열차가 잠시 속도를 줄였다가 그대로 출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체로 투입된 기관사가 열차가 서야 할 정차선을 지나치면서 스크린도어가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날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는 승강장과 연결된 에스컬레이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6분 만에 진화됐다. 이 불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역사 안에 연기가 퍼지면서 15분 동안 전동차가 서지 못해 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정부는 군, 퇴직자 등 대체 인력을 투입해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미숙한 운행으로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의 낮 시간대 운행률은 평소의 80∼85% 수준으로 떨어졌다. 부산 지하철도 평일 낮 시간대는 평상시의 70%, 일요일과 공휴일은 80% 수준까지 낮아져 시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파업 참가자를 대량으로 직위 해제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사태가 장기화 되거나 아니면 여론의 부담 등으로 조만간 타결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문제는 장기화 될 경우 물류대란은 물론이고, 안전사고의 위험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편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정오 기준으로 서울 지하철 1∼8호선 파업 참여율은 27.0%로 집계됐다. 이는 전날 같은 시간대 31.6%보다 4.6%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또 파업 초기 전체 노조원 14,230명 가운데 9,055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가 현재까지 162명이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