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 3번째 방사광가속기, 과학기술 선도 기폭제로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세번째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 보유국이 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29일 경북 포항시에 있는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4세대 방사광가속기 준공식을 열었다. 4년이 넘는 기간에 총 4,298억원을 투입한 국가 프로젝트가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이 방사광가속기는 초고속으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온 밝은 빛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펨토초(1,000조분의 1초)·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까지 분석하는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이다. 그동안 연구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신기술 개발 및 연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방사광은 3세대보다 무려 100억배나 밝다고 한다. 3세대 방사광이 태양보다 1억배나 더 밝다는 점을 고려하면 4세대 방사광의 밝기는 어마어마한 셈이다. 이런 빛을 내는 4세대를 이용하면 단백질을 결정화하지 않고도 단분자단백질·생체막단백질을 분석할 수 있다. 신약개발의 신기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신물질과 신소재는 물론 반도체, 마이크로 로봇 제작 같은 첨단과학 산업에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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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이 경쟁적으로 4세대 구축에 나서는 것도 그래서다. 이를 갖추지 않고서는 첨단 신기술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 뒤를 이어 독일과 스위스가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고 있고 영국과 중국도 구축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런 경쟁에서 앞서나가게 된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에서 ‘패스트팔로어(빠른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무버(선도자)’가 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관건은 실용화 및 산업화 여부다. 바이오 산업은 2024년 이후 반도체·화학제품·자동차 등 3대 수출산업 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약품 등을 포함해 시장 규모가 2024년 2조6,000억달러(약 2,934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 시장에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소재 개발도 마찬가지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미래 먹거리 개발에 첨병 역할을 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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