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커피전문점의 이유 있는 변신

박세훈 카페베네 마케팅본부 BM팀 매니저






커피전문점의 기본적인 역할은 고객에게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고 대화와 휴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커피전문점은 이러한 기본 역할을 넘어서 현대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컬처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크게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커피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유형이다. 핸드 드립만으로 추출해 커피를 만드는 카페나 로스팅 기계를 갖추고 커피 종류별로 로스팅 정도를 달리해 볶아 커피를 제공하는 로스터리 카페 등이 이에 속한다. 둘째는 디저트 메뉴를 강조해 부가 수익을 올리는 유형이다. 초콜릿·젤라토 등 다양한 메뉴를 접목한 카페가 이 유형에 속한다. 셋째는 이벤트나 공연으로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유형이다. 영화 상영이나 라이브 음악 공연 등을 개최해 고객들이 찾아오도록 한다. 넷째는 고객의 취미를 맘껏 즐기고 표현할 수 있는 콘셉트다. 미술 작품을 전시한 갤러리 카페, 책이나 만화 등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북카페, 개와 고양이가 함께 교류할 수 있는 애견카페 등이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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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커피전문점의 경우도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독서실이나 사무공간, 때로는 문화·휴식공간으로 커피전문점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하는 고객이 늘면서 매장공간 구성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최근 카페베네는 ‘본질’과 ‘공감’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로 매장에 변화를 줬다. 심플한 현대적 공간과 오래된 커피 저장소의 감성적인 공간 이미지를 차용했다. 내부 공간은 로스팅 공장을 모티브로 재현한 체험존과 드립바를 별도로 조성해 다양한 커피 관련 체험을 할 수 있게 꾸몄다. 천장과 연결되는 기둥 형식의 북셸프도 설치해 도서관 같은 느낌을 살렸다. 매장 내부 중앙에는 목재 소재의 패널과 조명 박스를 활용해 자유로운 감성과 도전, 창의의 영감을 담은 이미지의 월을 설치하고 곳곳에 예술품을 배치했다.

비지니스 상담과 회의를 위해 매장을 찾는 고객이 많은 오피스 지역은 평균 내방시간이 일반 점포보다 짧다는 점을 감안, 회의를 할 수 있는 별도 공간을 늘린 반면 다인석의 수를 줄였다. 이와 달리 편안하게 쉬어가기를 원하는 고객이 많은 쇼핑지역 매장은 테이블 간 간격을 넓히는 동시에 쇼핑에 지친 다리를 쭉 뻗고 잠시나마 편하게 쉴 수 있는 대형소파형 좌석을 배치했다. 이처럼 고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감성 컬처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이 아니라 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하게 만든다면 커피 시장이 아무리 포화상태라 해도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커피전문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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