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발언대] 해외 환경시장 진출 도울 오픈 플랫폼 절실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원장

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김용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


해외 환경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구슬을 꿰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많은 나라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미래유망 산업으로 ‘환경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각국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세계 환경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 반도체 시장의 3배 규모에 이르는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환경산업은 정부주도 발주사업이 대부분인 만큼 정부간 네트워크 구축, 고위급 세일즈 외교 등 정부의 직접 지원활동이 필수적이다. 올해 우리나라는 지난 5월 대통령 이란 방문을 시작으로 9월 한-러 정상회담까지 다양한 외교활동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고 있다. 환경산업은 사우디, 러시아 마스터플랜 수립 지원사업과 해외 민·관 합동 시장개척단 파견 등을 통해 주요 권역별 환경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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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우리나라 환경산업은 대기업이 주도하는 대규모 환경플랜트 수출을 중심으로 한 해외진출 전략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제적 정세에 따라 대형 프로젝트나 인프라 사업 발주규모가 감소하고, 그 대신 중·소규모의 설계·조달·시공 등을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고객맞춤형’ EPC(Engineering Procurement Construction) 사업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프로젝트마다 그에 적합한 EPC 기업을 찾는 것은 매우 어렵다. 산재해 있는 우수 환경기업들이 적합하게 연결돼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도록 정부가 주도하는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들 간 상생 협력구조를 강화하고, 각자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 노하우들을 필요한 곳에 적용시킬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른바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공유경제는 물품을 소유의 개념이 아니라 서로 대여해주고 차용해 쓰는 개념이다. 공유경제 체제가 정착된다면 시장개척을 원하는 우수기술 보유기업은 해외정보와 네트워크를 얻고, 기 수출 기업은 검증된 사업파트너와 협력해 부족한 분야의 기술력을 보강할 수 있다. 정부의 주도로 이러한 활동이 가능한 오픈 플랫폼이 마련된다면, 국내기업의 해외사업 공동수주를 위한 편의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 이러한 개방형 플랫폼이 정보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관련기관과 분야별 전문가의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돼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지식이나 노하우를 암묵지(暗默知)라고 한다. 개방형 플랫폼은 암묵지를 공유 가능한 형태로 끄집어내어, 지식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새로운 수출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우수 환경기업이라는 구슬을 꿰어 세계 환경시장을 주도하는 보배가 될 수 있도록, 환경산업 분야에서 공유경제 실현을 기대한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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