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4일 면세점 입찰 마감] 2+1이냐 1+2 냐...유통 빅5, 면세점 티켓 3장 놓고 '강남 격돌'

<서울 시내면세점 쟁탈전 관전 포인트>

롯데 '월드타워' SK '워커힐' 사업권 탈환 총력

신세계 '3강' 굳히기...HDC신라는 "영토 확장"

현대백화점 "강남 유통 명가" 앞세워 재도전장

HDC신라, 범현대家·삼성家와 경쟁구도로 주목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권을 거머쥐기 위한 결전의 날이 밝았다. 4일 마감하는 이번 3차 대전에서는 3장의 대기업 티켓을 놓고 유통 5강이 대격돌한다. 사업권 부활을 노리는 롯데와 SK네트웍스, 영토를 넓히려는 HDC신라 및 신세계, 칠전팔기의 현대백화점이 강남권을 후보지로 내세우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2차 면세 대전에서 사업권을 잃은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기대한다. 국내 1위 면세점사업자로서의 경쟁력과 운영 능력을 강조하는 한편 올해 말 롯데월드타워 완성 시 세계적 관광명소로의 이점과 강남권 관광 활성화를 위한 ‘강남관광벨트’ 조성 계획 등을 내세울 예정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데다 조만간 그룹 차원의 투명경영 방안도 발표될 예정이어서 그룹 이슈에 대한 걱정을 한시름 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역시 워커힐면세점 특허 재획득에 나선 SK네트웍스는 도심 복합리조트형 면세점이라는 점과 함께 시계·보석 등에 특화된 점에 초점을 맞춘다. 특히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발표할 동부권 관광 개발을 위한 대규모 호텔·리조트 투자 방안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면세점은 지난해 특허권 박탈로 인한 수천명의 고용불안과 협력업체의 피해, 특히 유커 외면에 따른 상권 붕괴 등을 해결하려면 반드시 특허를 획득해야 한다는 절실함도 호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의 합작사인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로 두 번째 특허권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 경험과 현대산업개발의 입지 및 개발 능력을 결합해 마이스(MICE·기업회의 전시 컨벤션) 관광 중심지인 코엑스 인근에서 시너지 효과를 보여주겠다는 전략이다.


신세계면세점은 후보지인 반포 센트럴시티를 호텔과 쇼핑몰·외식지구·백화점·극장 등을 한데 갖춘 도심형 쇼핑 테마파크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일대의 관광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강북 명동권과 차별화되는 문화예술관광 허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롯데-신라에 이어 면세 3강을 굳히겠다는 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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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C신라와 신세계는 지난해 신규 사업권을 따낸 뒤 신규 면세점을 성공적으로 개장했다는 점도 부각할 방침이다.

지난해 1차전에서 고배를 마신 현대백화점은 이번 특허전에 다시 참여해 면세점사업 진출을 시도한다. 코엑스 단지 내의 입지와 강남 유통 명가의 경쟁력 등 준비된 사업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감이다.

이처럼 국내 내로라하는 대그룹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진검승부에 나서면서 과연 최후의 승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업계에서 예견된 주요 시나리오 중 하나는 기존의 특허권을 빼앗겨 이번 3차 대전을 유발시킨 롯데면세점과 SK네트웍스의 사업권을 회복시켜주고 신규 업체 1곳을 선정하는 안이다. 시장경제를 거스른 정부의 면세정책을 바로잡고 수십년간 운영한 롯데와 SK의 경험을 되살려 관광 활성화를 촉진하는 데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신규 업체들의 실적이 부진한 점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힘을 보태준다. 이럴 경우 1장의 티켓을 놓고 HDC신라와 신세계·현대백화점 간의 강남 격돌이 불가피다. 입지는 국내 마이스 관광의 중심인 코엑스 인근이 고속버스터미널에 인접한 센트럴시티보다 우위라는 평가도 있지만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이 아킬레스건이고 HDC신라는 신규 특허권을 연이어 가져간다는 부담이 만만찮다.

또 다른 유력 시나리오는 특허권을 잃은 롯데와 SK 중 1곳만 손을 들어주고 나머지 2장을 신규 업체에 밀어주는 안이다. 이 경우 코엑스를 후보지로 내세운 HDC신라와 현대백화점 모두에 특허권을 내주기는 사실상 어렵고 나머지를 신세계가 가져가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HDC신라는 현대백화점과는 범현대가의 대결이고 신세계와는 범삼성가의 경쟁구도인 점이 업체 선정의 정무적 고려 사안이 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와 SK를 모두 떨어뜨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정부가 3차 입찰전까지 치르면서 면세점을 대폭 늘리는 핵심 배경이 기존 면세점들의 생존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했다는 비난 때문이었는데 이 같은 명분을 거스르고 신규 업체에 3장의 카드를 모두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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