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무보, 중기 보증 잘 못 서 2,000억원 떼일 위기

모뉴엘 사건 가담한 전 직원 연루 의혹도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을 섰던 중소 TV 제조업체의 파산으로 2,000억원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지난 2014년 수조원의 사기대출을 받고 파산한 ‘모뉴엘 사건’에 가담한 직원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이에 대해 무보는 정상적인 수출기업에 보증을 해준 후 기업이 경영 위기에 따라 손실이 발생한 사건으로 매출을 허위로 꾸며 대출을 받았던 모뉴엘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도에 본사를 둔 TV 수출업체 온코퍼레이션은 무보의 단기수출보험(EFT)에 가입한 것을 보증으로 KEB하나은행과 기업은행·농협은행 등에서 2,000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최근 이 회사는 당기순손실이 커지며 사실상 파산 상태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온코퍼레이션이 은행 대출을 받을 때 보증을 섰던 무보는 대출금 2,000억원을 떼일 상황에 놓였다. 무보 관계자는 “미국 LA 현지 법무법인 통해서 매출채권 등을 기반으로 최대한 자금을 회수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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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설립된 온코퍼레이션은 2014년 본사를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로 옮긴 회사다. 중국 현지 공장에서 매년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조해 미국 시어스와 월마트 등 유통업체에 판매해왔다. 2014년 무역의 날에 정부에서 ‘3억달러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온코퍼레이션이 수출로 벌어들인 대금으로 대출금을 갚지 않고 미국법인으로 빼돌려 고의파산을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모뉴엘 사건에 연루됐던 무보 전 직원 두 명이 가담했다는 정황도 제기되는 상황. 무보는 “보증을 설 때 온코퍼레이션은 정상기업이었으며 지난해부터 제품 불량에 따른 반품이 들어오는 등의 문제가 생겨 보증을 줄이며 관리하고 있었다”며 “연루 직원들은 이미 2014년 회사를 떠났기 때문에 무보와 관련이 없다”고 전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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