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읽는 기업이 강하다] 조직소통·경영성과 높이는 독서토론…CEO가 비전 제시해야

<중>독서경영에 답 있다

온·오프라인 도서관 인프라 구축, 독서동아리 등 프로그램 운영으로

농협중앙회, 조직활력·통합이미지 구축…서린바이오는 매출·주가 성장

기업문화·경영이념과 연결 위해 경영진·직원 비전·목표 공유 필요

농협중앙회 직원들이 서울 서대문 본사에 있는 사내도서관에서 북아리(BookARI) 독서토론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농협중앙회 직원들이 서울 서대문 본사에 있는 사내도서관에서 북아리(BookARI) 독서토론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협동조합중앙회는 임직원이 4.300명으로, 여기에 전국 4,500개 사무소 8만3,000명의 농축협이 더해진 규모를 갖고 있다. 이러한 거대조직이 일관성을 가지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농협중앙회가 선택한 것이 바로 ‘독서경영’이다. 농협중앙회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독서경영 5개년 계획을 세웠다. 독서경영은 중앙회 단위의 오프라인 시스템과 함께 전국을 망라하는 온라인 시스템이 함께 한다. 이렇듯 독서와 토론을 통해 조직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영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독서경영’을 채택하는 기업·기관이 늘고 있다.

◇온·오프라인 인프라와 프로그램=독서경영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사내도서관 등 오프라인 인프라, 개개인의 PC·스마트폰과 연결돼 언제 어디서나 접촉할 수 있는 온라인 시스템, 그리고 이들을 채울 독서동아리 등 프로그램이다.


2015년에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직장’ 인증을 받은 농협중앙회의 경우 본관 3층에 위치한 사내도서관은 330㎡(100평) 넓이에 6만6,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온라인 독서접근 시스템으로 ‘NH농협지식채움+’, ‘NH CEO 북’, ‘전자도서관’ 등을 통해 임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고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독서프로그램으로는 통신연수, 학습조직, 독서골든벨, 독서토론모임(BookARI, BookMEARI) 등이 운영중이다.

역시 2015년 인증을 받은 이랜드서비스도 활발하게 독서경영을 하고 있다. 온·오프라인 도서접근 시스템을 구축하고 ‘1만 페이지 독서통장’ 등 독서활성화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독서동아리인 ‘자람’도 직원들에게 인기다.


독서경영 방식은 진화하고 있다. 1994년부터 독서경영을 시작한 서린바이오사이언스(2014년 인증)의 독후감 형식 보고서 제출은 인터넷이 상용화됨에 따라 독서발췌문을 지식시스템에 게재하는 형식으로 바뀌었다. 초반에는 의무적이었던 카길애그리퓨리나(2014년 인증)의 사내독서대학은 현재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

관련기사





◇‘실적’ 높이고 ‘인화’도 이뤄 =서린바이오사이언스는 전 직원 가운데 바이오 전공자가 60% 이상을 차지한다. 지식이 일부에 편중돼 있는 것. 서린바이오 측은 “간접경험을 통한 지혜와 노하우 터득, 그리고 자기계발을 위해 독서경영을 시작했다”며 “독서를 통해 획득한 내용이 업무 뿐만 아니라 일상에도 이어지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덕분에 2014년 377억원이었던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416억원, 올 상반기 221억원으로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다. 2014년 7,000~8,00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현재 1만7,000원대다.

독서경영이 단기적 경영성과도 창출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의 경영이념이나 비전, 기업문화와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신용과 경제사업 통합이 시작된 2013년부터 조직의 정체성과 통합 이미지 구축이 필요했고 이를 위한 수단으로 독서경영이 제기됐다. 또 육군탄약지원사령부(2015년 인증)가 독서경영을 통해 장병들의 군기이완 사고를 60% 이상 줄인 것도 긍정적이다. 즉 소통하는 조직 문화와 직원 개개인들의 계발에 기반 해야 독서경영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이다.

◇CEO의 비전제시가 필요=우리나라의 독서경영 실태는 아직 빈약하다. 독서경영을 아직 ‘비용’으로 생각하는 회사나 최고경영자(CEO)들이 많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 도서관, 독서활동, 독서 프로그램 등 독서경영 활동이 전혀 없다’는 비율이 89.3%나 됐다. 다만 직장에 도서 대출이 가능한 도서관이 있거나 각종 독서 관련 활동이 있는 경우 독서율(국민 가운데 한해 1권 이상 책을 읽은 비율)이 85.3%, 연간 독서량 12.1권으로, 도서관 등이 없는 직장인의 독서율 64.5%, 독서량 8.7권보다 독서지표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직장 독서환경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이유다.

김윤강 국가브랜드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독서경영에는 CEO를 비롯한 리더의 인식이 중요하다”며 “독서경영이 왜 필요하고 어떠한 비전과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하고 구성원들의 공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