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호 태풍 ‘차바’가 5일 한반도 남쪽을 강타하면서 제주·울산·부산 등 남부지방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이날 오후2시까지 6명이 실종되거나 숨졌다.
울산에서는 집중호우로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구조활동에 나선 119 대원이 실종되고, 60대이 숨졌다. 이날 낮12시10분께 울주군 청량면 회야댐 수질개선사업소 앞에서 온산소방서 소속 대원 강모씨가 불어난 회야강 물살에 휩쓸려 실종됐다. 당시 강씨는 주택 옥상에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기 위해 출동로를 확인하던 중이었으나 거센 물살에 휩쓸렸다. 이에 앞서 오후1시께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현대아파트 입구에서 약 60m 떨어진 지점에서 최모(61)씨가 도로변 가드레일에 몸이 끼어 숨진 채로 발견됐다. 최씨는 인접 태화강이 넘치면서 갑자기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울산 지역은 특히 폭우로 인한 피해가 컸는데 울주군에 위치한 회야댐의 방류량 많아 한때 하류 주민이 대피하기도 했다. 소하천 곳곳이 범람해 수십명이 고립되기도 했으며 울산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태화강 또한 한때 범람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하천 인근 지역의 침수피해도 잇따랐는데 중구 우정동과 학성동·반구동 일대 하수관이 역류하면서 주택과 차량 침수가 다수 발생했다. 우정동에서는 가스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다.
기업체 피해도 컸는데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이 침수 우려로 오전11시10분부터 가동을 멈추는 등 10여곳의 공장이 침수피해를 봤다. 이 밖에 울산고속도로가 오전11시20분부터 3시간가량 양방향 통행이 제한됐다. 또 KTX 울산역 북쪽 지점에서 철제난간이 선로에 떨어지면서 신경주~울산역 구간이 3시간가량 멈춰서기도 했다. 동해남부선 일부 구간도 토사 유출로 운행이 중단되는 등 폭우가 퍼부은 낮 동안 울산 지역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