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피할 수 없다면 부딪혀라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

정재희정재희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언젠가부터 사회적인 기회 불균형 또는 불평등의 상징이 돼버린 ‘수저 논란’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경제적 차이와 기회 불균등을 해소하기 위한 촘촘한 사회 안전망 확장이나 정당한 경쟁의 장 마련 등 공동체 전체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는 언제나 반갑고 또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양극화 논리만을 강조하면서 계층 간 대립을 심화시키고 부정적으로만 상황을 보는 시선들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개인에게나 기업에도 상황에 대한 불평은 앞에 놓인 도전을 뛰어넘을 수 있는 도약대가 결코 될 수 없다. 한 발짝 나아가는 걸음의 시작도 될 수 없다. 변화의 첫 발화점은 스스로에게서나 내가 속한 조직 안에서 찾아야 한다. 작은 첫 불씨를 만들어 내기 위해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각오와 결심을 한다. 그러나 또 쉽게 포기하고 얼마 못 가서 원래 자리로 돌아온다. ‘터닝 포인트’를 스스로 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럴 때일수록 하고 싶고(to do), 되고 싶은(to be) 환경으로 나를 밀어 넣어야 한다. 햄릿이 아닌 돈키호테 전략이다. 전환기를 만들기 위해 머리와 가슴으로만 발버둥 치지 말고 변화가 몸에 붙을 수 있는 환경으로 나를 밀어 넣어 보라는 것이다. 변화가 자연스레 나에게 익숙해질 수 있는 환경에 내가 들어가 있다면 어느 순간 변화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각종 해이(解弛)로 점철됐던 20대의 어느 날 집을 떠나 한 평 남짓한 고시원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고 수업 시간이면 무조건 맨 앞줄 교수님 턱밑에 자리를 잡고 앉아 수업을 듣기 시작했던 경험이 있다. 이 자발적이고 의도적이었던 환경변화는 이전의 그 어떤 계획과 다짐들보다 더 극적인 효과를 발휘했다. 장학금이라는 작은 성공까지 수확하게 됐음은 차치하고라도 이후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변화가 필요한 상황을 기꺼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체질로 나를 개선할 수 있었던 인생의 전환기가 바로 이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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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게는 인생의 전환기가 되겠지만 기업에는 국면을 뒤집는 변곡점으로 이어질 것이다. 최근 포드자동차는 오는 2021년까지 운전대와 브레이크 페달이 없는 레벨4 단계의 진정한 자율주행차를 내놓겠다 공표했다. 전 세계 시장의 소비자들을 향한 천금의 무게를 가진 공약이다. 약속을 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회사 스스로가 만든 것이다. 포드자동차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미 네 곳의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 및 협업을 진행하고 실리콘밸리 팀 인력과 시설을 두 배 이상 늘려 자율주행 차량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필자도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변곡점을 넘기 위한 회사의 행보에 온 힘을 다해 함께해야 하는 소명을 부여받게 됐다.

성공으로 가는 길은 속도에 상관없이 결국 그 지점으로 가고 있음이 중요하다. 그 긴 여정에는 분명 굴곡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난관 속에서도 현재 처한 상황과 목표의 당위성을 각인해나가면서 변화를 이뤄나갈 때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부여될 것이라고 본다. 불평과 좌절, 머릿속에 그려왔던 수많은 계획에 앞서 지금 당장 ‘작은 변화’를 만들고 꼭 해야만 하는 ‘상황’에 당신과 당신의 조직을 던져 넣어 보자.

정재희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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