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운전기사에 대한 갑질로 인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 운전기사의 경우 현대비앤지스틸이 직접 고용하지 않고 파견업체를 통해 채용해 근무함에도 불구하고 자사 직원에 준하는 업무 매뉴얼과 패널티 조항을 적용받고 있다.
이들에 대한 업무 매뉴얼은 파견회사가 아닌 현대비앤지스틸의 인사규정에 따라 결정됐으며, 현대비앤지스틸은 소속 근로자도 아닌 파견근로자에게 인사권을 행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애 의원은 “이것은 명백한 파견법 위반으로 향후 현대비앤지스틸은 차별적 처우 뿐만 아니라 파견법 위반으로 직접 고용의무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받을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의 운전기사 매뉴얼에는 모닝콜과 초인종 누르는 시기와 방법, 신문 두는 위치, 차량 안 물품 구비부터 운동복 애벌 빨래법 등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야 할 일들이 황당할 정도로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적혀 있었다.
예를 들어 모닝콜 방법은 ‘전화 받을 때까지 ‘악착같이’ 해야 함, 전화목소리 듣고 판단함, “일어났다, 알았다”고 하면 더 이상 안 해도 됨‘이라고 돼 있다.
문제는 이런 황당 매뉴얼을 준수하지 못하면 패널티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즉 -20점부터는 감봉 1개월에 휴일 무급근무, -30점부터는 감봉 2개월에 휴일 무급근무, -40점부터는 감봉 3개월에 휴일 무급근무, -50점은 퇴직을 당하게 된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 매뉴얼도 황당하기로는 대동소이했다. ‘본의 아니게 여러 이유로 인해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수행기사가 잘 인내하면 그 부분에 대해 배려해 주신다’ 등 재벌 3세 특정 개인의 일로 치부하기에는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 등 노동관계법 전반에 걸쳐 다수의 위법 사항들이 드러났다.
한정애 의원은 서울노동청장과 강남지청장에게 현대비앤지스틸도 대림산업처럼 다수 파견업체로부터 운전기사를 파견받아 근무시켰으므로, 당연히 파견 및 기간제법상 차별적처우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상세한 조사를 주문했다.
한 의원은 “이들 운전기사들은 노동력을 제공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감정과 영혼까지 팔 것을 강요받았다”며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비정규직 보호 정책이 정규직화도 아닌, 차별적 처우 금지인데, 근로감독관은 조사 및 시정명령권을 갖고 있음에도 직무유기를 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대비앤지스틸의 경우 차별적 처우뿐 아니라 파견법 위반으로 직접고용의무 여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며 “서울노동청이 나서서 현대비앤지스틸, 대림산업의 파견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