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물산 공격했다 한 푼도 못건진 엘리엇

미국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는 비교적 소수 지분을 들고 기업의 경영권을 흔드는 ‘행동주의 펀드’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은 주로 위기에 봉착한 기업의 지분을 취득한 뒤 경영에 간섭하거나 막대한 배당을 요구하는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엘리엇은 지난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끼어들었다 완벽한 패배를 겪었다. 엘리엇은 옛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성물산 주주들에 지나치게 불리한 조건으로 합병한다며 이를 저지하려 했다.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지난해 5월26일 합병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식을 1대0.35 비율로 교환하겠다고 밝혔다.


엘리엇은 세계적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 반대를 권고하면서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국내 기관 투자자들과 소액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해 삼성물산 합병 저지에 실패했다.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합병에 찬성했고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대거 합병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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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은 합병 이후 국민연금 등을 상대로 투자자국가소송(ISD) 가능성까지 거론했지만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8월 초엔 삼성물산 지분 4.95%를 매각했고 올해 3월 잔여 지분을 처분했다. 3월25일엔 옛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했던 소송까지 모두 취하한 상태다. 엘리엇은 한때 삼성물산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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