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딤섬' 먹은 '판다'

올 위안화 표시채 118억弗 발행...딤섬본드는 72억弗 그쳐





올 들어 중국 본토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판다본드의 발행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역외 발행 규모를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올 1~9월 판다본드가 총 118억달러어치 발행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홍콩 등 역외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 발행액은 72억달러에 그쳤다.


판다본드 발행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완화 덕분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말 국제금융공사(IFC),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일부 외국계 기관만 판다본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고쳐 외국계 기업과 해외에서 사업하는 중국 기업들에도 시장을 개방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 수처리 기업인 베올리아, 중국의 베이징엔터프라이즈워터그룹 등이 올 들어 판다본드 발행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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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인민은행이 2014년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중국 내 채권 수익률이 떨어진 것도 글로벌 회사들의 판다본드 발행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카르멘 링 스탠다드차타드뱅크 위안화솔루션 글로벌책임자는 “판다본드 발행은 단기적으로는 계속 딤섬본드 발행을 넘어설 것”이라며 “본토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금리가 역외시장에서보다 1%포인트가량 낮다”고 말했다.

하지만 ‘판다가 딤섬을 완전히 먹어치우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당국의 발행 승인을 받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고 조달한 자금의 용처도 제한을 받는 판다본드에 비해 딤섬본드의 개방성과 유연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 업체 나티시스의 아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딤섬본드가 규제, 세제, 법적 절차 측면에서 국제적 기준에 더 부합한다”며 “이런 매력이 위안화 표시 자산을 다변화하려는 글로벌 기관들을 계속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연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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