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거듭된 실패에도 신뢰… '배터리 1등' 이끈 구본무의 24년 뚝심

2차 전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 나와

그룹 효자 사업으로 떠오를 것"





구본무(사진) LG그룹 회장은 5일(현지시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참여해 전기차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구 회장은 LG화학이 충북 오창과 미국 미시간주, 중국 난징에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공식에 모두 참석해 그룹 차원에서 이 사업에 힘을 싣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바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오너 일가의 과감한 판단과 투자가 만들어낸 신성장동력으로 이어진 모범 사례”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과 2차 전지에서 가능성을 엿본 때는 24년 전인 지난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부회장 직책으로 그룹 미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영국을 방문한 구 회장은 여러 번 충전해서 쓸 수 있는 2차 전지를 접하고 귀국 길에 제품 샘플을 가져와 계열사였던 럭키금속에 연구개발(R&D)을 지시했다. 4년 뒤인 1996년에는 소재 분야에 강점이 있는 LG화학으로 럭키금속의 전지 연구진을 이전시켜 연구에 박차를 가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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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았다. 수년간의 연구를 거쳐 1997년 최초로 소형전지를 시범 생산하기는 했지만 대량 양산하기에는 품질이 턱없이 떨어졌던 탓이다. 2005년에는 2차전지 사업에서만 2,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도 구 회장은 2차 전지 사업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도리어 “이 사업이 우리의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끈질기게 하면 반드시 성과가 나온다”고 임직원을 다독였다고 한다.

이런 불굴의 뚝심과 끈기는 결국 값진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LG화학의 2차 전지 분야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네비건트 리서치’는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경쟁력 평가에서 LG화학을 1위로 선정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 사업이 아직은 불확실한 변수가 많아 제대로 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몇 년 내에 LG그룹의 효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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