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 사태의 후폭풍이 지난 3·4분기 삼성전자 경영 성적표에 주름살을 남기면서 앞으로 이를 어떻게 만회할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까지 제기된 증권가의 분석을 보면 이번 리콜사태로 갤럭시노트7의 연내 판매량은 당초 기대됐던 1,200만대에서 300만대 줄어든 900만대에 그칠 것(삼성증권 기준)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전자 무선사업 부문이 3·4분기 중 입은 영업손실은 적게는 약 8,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대 중반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손실 규모를 8,000억원(리콜 비용 3,000억원, 판매 기대이익 감소분 5,000억원) 정도로 가늠한 반면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조6,000억원 정도로 추산했다.
다만 연내에 팔지 못한 것으로 짐작되는 약 300만대의 갤럭시노트7이 그대로 삼성전자의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을지는 미지수다. 중저가 제품에 비해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가 스마트폰 소바자들의 특성상 타사 제품으로 갈아타는 고객이탈률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4분기에 미처 팔지 못한 갤럭시노트7 300만대에 해당하는 잠재고객 중 상당수가 타사 제품으로 갈아탔기보다는 리콜이 마무리된 후 재출시된 새 제품을 기다리는 구매 대기나 갤럭시S7 등 삼성전자의 다른 고가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대체구매 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달 갤럭시노트7에 대한 리콜을 진행한 결과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기존 구매고객의 이탈률이 각각 4%대와 10% 미만에 그쳤던 것을 본다면 신규 고객 기반도 크게 흔들리지는 않았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이달부터 국내에서 갤럭시노트7 새 제품에 대한 신규 영업이 시작된 후 하루 판매량이 최대 2만여대에 달해 배터리 결함 논란 속에서도 구매 대기 수요가 상당했음을 보여줬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가 신형 스마트시계인 ‘기어S3’를 이달 하순 출시한다면 이와 짝을 이룰 갤럭시노트7 등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에도 한결 활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대외여건은 아직 호락호락하지 않다. 우선 맞수인 애플의 아이폰7 시리즈가 미국에서 기대 이상으로 히트를 친 뒤 이르면 오는 21일부터 우리나라에도 출시되는 등 판매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동맹사였던 구글이 최근 ‘필셀XL’이라는 신제품을 출시한 것도 고가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구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더해 미국에서는 최근 리콜로 교체 받은 새 갤럭시노트7의 발화 논란까지 나오는 등 갤럭시노트7 관련 돌발악재가 여전히 잠재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 같은 단기적 악재를 조기에 만회하려고 삼성전자가 조급해해서는 안 된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한 임원은 “지금 삼성전자가 신경 써야 할 것은 당장 시장 점유율이나 영업실적이 얼마나 떨어졌느냐가 아니라 제품의 안전성 논란이 재발돼지 않도록 제조·유통 과정에서의 품질관리를 2중·3중으로 강화해 소비자의 신뢰를 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어차피 삼성전자로서는 리콜 사태에 따른 손실은 과감히 감내하기로 했던 것이므로 미련을 둘 필요가 없다”며 “갤럭시노트7 추가 발화 문제도 철저히 진위를 가리고 소비자를 안심시킬 후속 대응에 적극 나서야 내년 상반기 갤럭시S8(가칭) 출시에도 여파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