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서울 망원시장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을 맞아 오후 4시까지 2시간 동안 반짝 할인 행사를 실시하자 손님들이 붐비기 시작한 것이었다. 발걸음을 재촉하며 야채와 과일가게를 돌아다닌 임예은(34)씨는 타고 온 자전거 바구니를 가리키며 “인터넷에서 할인 행사를 연다는 소식을 보고 달려와 파프리카와 배를 반값에 샀다”며 웃었다. 하나에 2,000원이던 나주 배는 3개에 5,000원, 6,000원이던 15개들이 무화과 한 상자는 4,000원이란 가격표를 달고 손님들을 맞았다. 냉동 블루베리와 망고는 한 봉지에 6,500원으로 팔려 나갔다. 임 씨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전통시장도 행사를 여니 할인 혜택 뿐만 아니라 평소보다 활기찬 분위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들뜬다”고 덧붙였다.
망원, 돈암, 수유시장 등 서울 시내 전통시장이 코리아세일페스타 기념 할인과 공연 등 행사를 열면서 손님이 늘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날 같은 시각 서울 돈암시장에서는 뮤지컬 공연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돈암시장 상인회에서 주관한 뮤지컬 ‘나의 선녀, 나의 나무꾼’은 전래동화를 각색한 극본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시장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상가 중앙에 마련된 무대 앞 객석 의자가 모자라 서서 구경하는 관람객들도 눈에 띄었다. 무대 근처 청과물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은 “행사를 보러 온 손님들이 지나가면서 우리 점포를 구경한다”며 “덕분에 행사가 있는 날 매출이 평소에 비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의 코리아세일페스타 기념 행사 열기는 토요일인 8일에도 이어졌다. 서울 수유전통시장에서는 오후 1시부터 고객 감사 가래떡 나누기 행사에 몰려든 사람들로 북적였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시장 방문객들은 차례로 가래떡을 한 줄씩 받아갔다. 500인분의 가래떡은 20분 만에 다 떨어졌다. 늦게 와 떡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아쉬워하며 돌아가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엄마와 아빠를 따라 나온 아이들은 옆에 마련된 풍선 아트 행사에서 동물 모양 풍선을 받으며 즐거워했다. 최진호 수유전통시장 진흥사업협동조합 전무는 “평소 우리 시장에 다녀가는 손님들이 2만5,000명 정도인데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 동안 행사를 진행하면서 10% 이상 증가했다”며 “특별히 이번 행사에 드는 비용은 현대백화점에서 지원 받은 것으로 상생의 의미를 되살렸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가래떡 나누기 행사에 이어 길거리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서울시에서 뽑은 길거리 예술단이 즉석에서 마이크와 음향 장비를 설치하자 금세 시장은 멋진 공연장으로 변해 가수와 손님들이 한 데 어우러졌다. 이날 이성엽 수유재래시장 상인회 회장은 “코리아세일페스타 효과가 일회성 행사로 끝나지 않도록 시장 상인들이 함께 상의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