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지구촌 풍요의 역설’에 4분기 산업 기상도 ‘흐림’

대한상의 산업기상도

IT·유화 ‘구름 조금’, 철강·기계·섬유·건설 ‘흐림’, 자동차·조선 ‘비’

중국발 공급과잉에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치면서 우리 주력 산업이 4·4분기에도 고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세계적으로 모든 업종에 걸쳐 ‘풍요의 역설(공급이 많아 풍요로워졌음에도 일감이 줄고 빈곤이 심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기존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10여개 업종별 협회·단체와 공동으로 ‘4·4분기 산업기상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보기술(IT)·가전, 정유·유화 업종은 그나마 좋은 편인 ‘구름조금’으로 나타났지만 철강·기계·섬유··건설은 ‘흐림’으로, 자동차·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IT·가전은 메모리반도체 수요증가의 영향으로, 정유·유화는 적정수준의 저유가가 지속되며 햇살이 들 전망이지만 글로벌 과잉공급 상태인 철강, 전방 산업과 동반 어려움을 겪는 기계업종, 과당경쟁의 섬유업종, 주택공급과잉의 건설업종은 흐림으로 예보됐다. 자동차업종은 상반기까지만 해도 좋았으나 해외 현지공장 완공과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수주가뭄이 계속되는 조선과 함께 ‘비’로 전망됐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연말 성수기를 앞둔 IT·가전 업종은 4·4분기에도 업황이 좋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그동안 PC 저장장치 시장을 지배해 온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낸드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가 탑재된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가 빠르게 대체중이며 4·4분기엔 낸드 반도체 판매량이 50.9%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괜찮은 편이다.


유가가 적정수준을 유지하면서 정유·유화업종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은 석탄·셰일가스보다는 석유에서 에틸렌을 추출하는데 저유가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비용구조가 갖춰졌다는 말이다. 또 인도 자동차시장 확대로 4·4분기 정유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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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공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 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태국·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공세도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섬유·의류 업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고전하고 있고 조선·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기계업종도 전망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고 해외 건설 수주도 줄고 있는 건설도 어려움이 에상되지만 수도권에서 주택 등 건설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은 긍정요인이다.

파업 장기화와 해외로의 공장 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과 수주가뭄이 지속되고 있는 조선 업종은 4·4분기에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전체 업종에 걸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전반적인 교역량이 감소하고 한국산업의 입지도 좁아지고 있다”며 “기존산업의 고부가가치와 새로운 분야와의 융합 등을 통해 기존의 사업영역을 파괴하고 새로운 핵심역량을 강화해나가는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성행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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