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에이스 투수의 어깨에 와일드카드 결정전의 운명을 맡겼다.
10일 잠실 구정에서 열리는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14년 만에 포스트시즌에서 격돌하는 LG와 KIA는 각각 데이비드 허프와 헥터 노에시를 선발 투수로 낙점했다.
시즌 중 대체 용병으로 LG에 합류한 허프는 올 시즌 13경기에 등판해 7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했다. 허프는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안정적인 구위와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며 LG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한화 김성근 감독이 대놓고 서캠프와 비교하며 선수부족을 안타까워했을 정도다.
허프는 KIA를 상대로 2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6(14⅓이닝 2자책점)으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KIA 킬러’라고 불러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양상문 감독이 올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주장 류제국을 2차전 선발로 돌리고 허프를 낙점한 이유다.
이에 맞서는 KIA에서는 헥터를 선발로 출격한다. 헥터는 올해 31경기에 등판해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으로 좋은 성적을 남겼다. 완투 3번, 완봉 1번을 기록하는 등 206⅔이닝으로 이닝 이터 면모를 보였다. KIA가 올 시즌 FA선수 영입을 최소화하고 외국인 투수에 투자한 전략의 최대 결과물이다. 헥터의 연봉은 170만 달러로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중 몸값이 가장 높다.
헥터는 LG를 상대로 4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4.15(26이닝 12자책점)으로 자신의 평균 기록을 하회한다. 하지만 LG와의 잠실에서의 성적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헥터는 잠실 LG전 3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3.15로 괜찮은 모습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위기관리에 탁월하다는 점에서 양현종에 앞서 김기태 감독의 낙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허프와 헥터의 맞대결은 당일 컨디션과 미묘한 실수 그리고 감독의 작전 등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두 투수 중 한 명이 조금이라도 난조를 보일 경우 내일이 없는 경기의 특성상 불펜이 총동원 될 전망이다. 1990년대 최고의 라이벌전을 벌였던 두 팀의 자존심이 외국인 에이스의 대결에 달려 있다.
[사진=LG트윈스, KIA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