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핫이슈] '관료·적당·무사안일주의' 질타…김승연 "젊은 한화 깨워라"

한화 사장단 인사·조직문화 혁신 방안 보니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조현일 법무팀장·이민석 부사장 등

M&A 성과 보상…전문성·글로벌 역량 갖춘 인재 대거 중용

직급 승진 땐 안식월 도입·유연근무·캐주얼근무제도 시행

조현일 사장조현일 사장




이민석 (주)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이민석 (주)한화 무역부문 대표이사


이선석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이선석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


한화그룹은 10일 사장단 인사와 조직문화 혁신방안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임원들의 경영 방식과 직원들의 일하는 문화에 대한 대대적 변화를 추구하기로 했다.

한화가 지난 몇 년 동안 성공적인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단행해 외형은 글로벌 기업 수준으로 커졌지만 내부 문화는 아직 선진 기업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김승연 한화 회장의 생각이다. 김 회장은 이날 발표한 창립 기념사를 통해 “창립 64주년을 맞아 창업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워야 한다”며 “조직의 노화를 부추기는 관료주의·적당주의·무사안일주의를 배척하고 세월을 거슬러 청춘 기업으로 살아가자”고 주문했다. 올해 사장단 인사를 조기에 마무리해 통상 12월에 수립하던 사업계획을 앞당겨 마련해 불확실한 경영 상황에 대비하자는 복안도 담겼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영 전면에 나서서 경영 능력에 합격점을 받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형제들의 ‘젊은 경영론’을 김 회장이 수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전문성 갖춘 인재 대거 중용=한화 사장단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최근 진행됐던 M&A에 대한 성과를 인정하는 동시에 각 업무 분야에서 전문성과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중용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한 금춘수 그룹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2014년 인사에서 그룹으로 ‘컴백’한 후 삼성과의 빅딜을 통해 인수한 화학·방산 및 태양광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한화 식구로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에서 사들인 한화테크윈의 경우 지난 2·4분기 매출 8,207억원 영업이익 445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며 한화큐셀 역시 같은 기간 8,450만달러의 영업익을 올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M&A는 딜을 성사시키는 것보다 이후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게 더욱 어려운 과제”라며 “김 회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은 금 부회장이 합병 이후 통합(PMI) 과정에서 역량을 과시했다”며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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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으로 승진한 조현일 그룹 법무팀장 역시 국내외 사업 확장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법적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예방해 법무 분야에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한 것으로 평가 받았다.

이만섭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이만섭 한화테크윈 시큐리티부문 대표이사


이밖에 ㈜한화 무역 부문 신임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민석 부사장은 한화케미칼에서 기획과 영업·전략을 두루 거친 전문가로 글로벌 역량과 치밀한 업무처리가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선석 한화첨단소재 대표이사(부사장)은 미국과 중국·유럽·멕시코 등에서 신규해외법인을 성공적으로 운영해 해외 시장을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았고 이만섭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 대표이사(전무)는 ㈜한화 기계 부문에서 미국 시장을 성공적으로 개척한 경험을 인정받았다. 한화63시티 대표이사에 내정된 김광성 전무는 모기업인 한화생명 재직 당시 부동산관리 및 영업 전문가로 통했던 인재다.

◇김승연 ‘관료주의 행태’ 질타…일하는 문화 대혁신 예고=한화는 이와 더불어 일하는 문화 측면에서 대대적인 변신에 나서기로 했다.

우선 안식월 제도가 도입돼 과장·차장·부장 직급 승진 때마다 1개월의 안식월이 부여된다. 한화 관계자는 “안식월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며 직책에 대한 각오와 계획을 설계하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승진을 앞둔 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도 있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안식월 도입 외에도 업무 상황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유연근무제’도 시행된다. 예를 들어 해외영업 담당자의 경우 현지 시간에 맞춰 자신의 근무 시간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또한 비즈니스 캐주얼로 출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복장 근무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화케미칼 등 일부 제조 계열사에서 목·금요일에만 ‘콤비 정장’과 같은 비즈니스 캐주얼을 용인하고 있다.

동시에 ‘팀장 정시 퇴근제도’를 함께 도입해 저녁이 있는 삶을 정착하고 팀 업무 스피드를 향상시키기로 했다.

김광성 한화63시티 대표이사김광성 한화63시티 대표이사


서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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