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B형간염 백신 개발' 김정룡 교수 별세

국내 보건사업 비용절감 기여

유병률 5% 이하 감소 이끌어



B형간염 백신을 개발하는 등 국내 간 질환 선구자로 손꼽히는 김정룡(사진)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가 11일 별세했다. 항년 82세.

1935년 함경남도 삼수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9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71년부터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로 재직했다. 평생을 간 질환 및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인 간염 퇴치에 기여해온 고인에게 항상 ‘간 박사’라는 애칭이 따라붙었다.


학술 및 연구 활동으로는 대한내과학회 회장, 내과학연구지원재단 이사장, 대한소화기병학회 회장,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아시아태평양소화기병학회 회장, 한국간연구회 회장, 한국간연구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고인은 1960년대 말 우리나라 만성 간 질환의 주요 원인이 B형간염 바이러스 감염임을 규명했으며 1973년 B형간염 바이러스 항원을 혈청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혈청에서 분리된 항원을 이용해 B형간염 바이러스와 연관된 급만성 간염, 간경변증 및 원발성 간암의 퇴치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해 1979년 실용화했다. 이 백신은 외국 제품보다 가격이 약 10분의1 정도로 저렴하고 효능이 우수해 우리나라 보건사업에 막대한 비용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1980년대 중반에는 학령기 아동을 비롯해 신생아·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B형간염 예방백신 사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10%에 달하던 우리나라 B형간염 유병률을 5% 이하로 낮추는 데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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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백신 개발 수익금으로 1984년 한국간연구재단, 1986년 서울대 부속 간연구소를 설립해 간 질환을 비롯한 소화기 질환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B형간염 백신에 관한 연구’ ‘간염은 치료된다’ ‘간 박사가 들려주는 간병 이야기’ ‘소화기계 질환’ 등이 있다.

이런 공적으로 1984년 국민훈장 모란장, 2011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한정애씨와 장남 형준씨, 차남 범준씨, 딸 소정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3일 오전8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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