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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당신의 연금은 안녕하십니까

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남상직 한국투자신탁운용 마케팅전략팀장


요즘은 초등학교 입학생에게 “넌 지금부터 수능 준비하고 취업준비 하고 노후 준비를 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지만 평생 공부하고 일하다 죽을 판이다. 하지만 옛날과 달리 은퇴 후 40~50년을 살아야 하는 부담은 모든 사람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된다.

30년 벌어서 50년 살아야 하는 세상에서 연금을 준비하는 과정은 필수다. 주목해 볼 것은 그동안의 노후준비 과정이 지나치게 안정성을 강조하다 보니 거의 대부분의 연금자산이 은행예금과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에 집중되어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작년말 기준으로 126조가 넘었으나 적립금 운용 현황을 살펴보면 약 91%가 원리금보장 상품이고 실적배당상품은 7%에 그치고 있다.


1% 금리 예금으로 운용했을 때 50년을 산다고 가정하면 소득대체율(은퇴 전 소득대비 노후 연금소득)이 5%도 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고갈되지 않고 현재의 목표 소득대체율인 25%를 해준다는 전제로 위의 퇴직연금과 합산하면 지금 소득의 1/3 수준으로 50년을 생활해야 한다. 현재 월 500만원을 버는 사람이 150만원으로 의식주를 해결하면 친구들이 모인 술자리에 한 달에 한번도 편히 나가지 못하는 암울한 노후가 될지도 모르겠다.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소득대체율을 50%정도까지는 맞추는 노력을 해야 풍족하지는 않지만 평온한 노후를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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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연금을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지금 불입금액을 두배로 높이거나 연금 적립금의 투자수익을 연 5% 이상으로 높이는 것이다. 당장 월 수입이 2배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기에 결국 적립금 투자수익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과거 국내 펀드시장에는 적절한 수익을 안정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연금운용상품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 기존 국내주식형 펀드에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채권을 섞은 혼합형 정도가 전부였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많은 연금전용 상품들이 준비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가장 주목해 볼만한 상품이 바로 TDF(Target Date Fund)이다. TDF란 개인별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운용사가 알아서 투자포트폴리오를 조정하여 연 5% 수익률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상품이다.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일반화 된 연금운용상품이다.

최근 금융기관별 발표자료를 보면 퇴직연금의 운용수익률은 DB(확정급여)형 1.2% DC(확정기여)형 1.5%로 수익률이 급락했다. 이는 실적 배당형 상품군으로 운용한다고 여겨지는 DC형조차 거의 대부분 안정성 위주의 저수익 포트폴리오라는 뜻이다. 이제는 원리금보장상품에 머물러 있는 것은 연금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나의 노후를 매우 위태롭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남상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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